영산 연지

 

 

김 익 택  

 

 

 

 

봄날 연지 푸른 물에

수양버들이 머리를 감고 구름이 봄나들이를 한다

잔잔한 수면 위에 펼쳐지는 평화가

메말랐던 봄 가슴에 꽃밭을 일구고

수변 주위에 만개한 분홍 실벚꽃이 꿈길보다 아름답다

 

감정을 가진 생명들

형용 할 수 없고 형언 하 수 없는 기쁨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나누어야 할 지 몰라

눈이 전하는 아름다움을 마음이 주체하지 못해

벅찬 희열이 오히려 갑갑하다

 

오늘 하루

아무리 담아도 모자라는 마음에 넘치는 풍경을

머리는 수용하지 못하고 가슴이 포용하지 못해

현실이어도 꿈 같은 하루가 아쉽기만 하다

 

 

 

 

 

 

 

 

늙버들 분홍 벚꽃 길을 걸으며

 

김 익 택 

 

 

 

 

 

봄바람이 꽃을 불러 내는 날

나그네가 길을 나섰다

여기 저기

벚꽃이 눈길을 붙잡았다

즐거워도 허기를 채우지 못한 향기가 거리를 메웠다

벚꽃들은 침묵했고

바람이 향기를 퍼 날랐다

꽃 보다 아름다운 숙녀가

박제된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늙버들 벚꽃 둥치에 기대어 사진을 담는다

바람이 수양 벚꽃 가지를 흔들었다

초대장 없는 축제에 있는 듯

멋쩍은 나그네

아득한 청춘 어느 날 시절을 아지랑이 속에서 찾는다

아 그런 시절이 있긴 있었던가

아름다움 속에 아픔이 하품 속으로 걸어 나온다

아무런 치유도 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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