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 생각 머무는 곳에
김 익 택
호호 입 바람에 날아갈까
신작로 맞바람에 먼지 묻을까
생각 머무는 곳마다
배려와 걱정
가슴에 이는 파문
어질러지는데
안개 자욱한 꽃 길에
희망의 여운이 궁상맞게 머문다
구절초 꽃은
김 익 택
지난 봄 여름은
누가 봐도
잡초 같은 풀에 지나지 않았지요
아침 저녁 서늘한 바람 불고
이슬 차가운 10월 중순
단풍잎 떨어질 즈음
꽃피고 향기 흩날리는 보름
피는 꽃은
수수해서 친근하고
흩날리는 향기는
은은해서 친숙해서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꽃이지요
가을 들꽃
김 익 택
꽃을 피워도
향기를 흩날려도
아름답지 않으면
외면 아닌 외면 하게 되는 것인데
그래도
이름 모를 들꽃은
해를 거르지 않고 핀다
빨강꽃 노랑꽃 하양꽃
피었어도 키가 작아서 모르고
향기를 흩날려도 보이지 않아 지나치는
그들도 당당한 꽃이다
낙엽의 물음에
김 익 택
저 바람을 타고 오는 황금 빛
무엇을 누구를 위해 오는 것인가
가는 것인가 혹은 머무는 것인가
그 이유를 몰라도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숙제를 던져두고 떠난다
잠깐 빛 놀이를 하던 낙엽은
내가 돌아가는 고향이 어디냐고 묻고
붉게 익은 과일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지만
모르는 난
한 권의 책 속에 녹아있는
가을의 시 한편에 길을 물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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