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초대
김 익 택
꽃은 언제나
내 집에 오는 손님
귀찮다고
대문 잠그는 일 없다
언제라도 좋으니
내 집에 오라고
빛과 향기로 불렸으니
내 안의 기쁨
농축시킨 꿀을
가져가라고
아낌없이 내 놓는다
꽃은 웃으며 핀다
김 익 택
바람이 모가지를 비틀고
비가 얼굴을 마구 때려도
꽃은 울면서 피지 않는다
누가 당장
모가지를 대강 꺾어도
원망은 커녕
그 미소 그 향기 변함 없다
빈부 지위고하막론하고
원망 미련없다
아파서 피어도 향기는 있고
즐겁게 피어도 향기는 있다
삶의 의미는
오직 사랑
죽은 뒤 아니면
언제나 웃으면 핀다
꽃과 여인
김 익 택
저기 저 꽃
부르지 않아도 다가가고
허락하지 않아도 코끝 더 밀어 향기 맡고
좋아한다 말 하지 않아도 미소를 보내는 사람들
저 꽃이 아름다운 이유보다
아름답게 느끼는 사람 내면의 숨은 진실을
꽃이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일게다
사랑스러운 것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숨김없이 소통하는 것
눈의 진실을 가슴이 받아들여
저 꽃도 나처럼 공감할 것이라는 믿음의 부침 일 것이다
저기 저 꽃에게 다가가
눈 맞춤하고 입 맞춤 하는 그녀
꽃과 꽃이 소통하는 모습 보고 있으면
나누어서 행복하다는 말의 의미
나도 다가가 그 꽃의 미학을 느껴보고 싶고
내가 꽃이 되고 싶은 것은
욕심만은 아닐 것이다
저기 저 꽃
저기 저 숙녀의 미소가
하나 되어 더 아름다운 것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한 미학을
부러운 나머지
아쉬움의 화신일 것이다
오늘 보낸 바람의 편지
김 익 택
그제께 온 바람의 편지엔
바람도 없고 물음도 없지만
어제 내가 보낸 답장 속에는
내가 믿고 내가 바라는
그리움만 있습니다
외로울 땐 위로 받고
나의 맘과 하나 되기를 고대합니다
어제 온 바람의 편지는
거짓도 없고 진실도 없고
미래의 희망도 주지 않지만
오늘 내가 보낸 편지에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아쉬움도 많고 바람도 많아 주문도 많습니다
그리고 오늘 온 바람의 편지는
돌아보는 시간도 없고
미래 비전도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내가 보낸 편지에는
책임과 양심을 늘 자책합니다
꽃과 숙녀
김 익 택
꽃이 여심을 불렀던가
여심이 꽃을 찾았던가
길 잃은 아이
너무 울어
딸꾹질 하는 것 같이
숙녀는 꽃 곁을 떠나지 않고
꽃은 숙녀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강가에 피는 꽃
김 익 택
강가에 피는 꽃은
기다림을 안다
유유히 흐르는
물길의 속내를
눈치로 살필 줄 알고
거슬러 올라오는
고기들의 의지를 안다
그래서
강가에 피는 꽃은
꽃이 피어서 질 때까지
묵묵히
빛과 향기로 소통할 뿐
눈이 있어도 보지 않고
입이 있어도 말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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