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와 소나무
김 익 택
부산에서 서울까지
속도 전쟁
미아가 되고부터
그에게 기차는 바람일 뿐
풍경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눈 돌아가고
바람 돌아가는 소리에
눈 아프고 귀 아파서
외면하고 싶은
아픈 일상일 뿐
그리운 뒤안길 아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누가 심지 않고
돌보지 않아도 피는 들꽃
그마저 없었더라면
병 모르고
약도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벌써 죽었지도 모르는 일
사랑도
추억도
누가
기억해 주지 않으면
낭만도 없듯이
휙휙 스치는
키 작은 나무일 뿐 풍경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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