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가에 핀 꽃

(쑥부쟁이)




김 익 택

 

 

그 꽃은

무성한 수풀에 지쳐

줄기는 가늘고

꽃송이는 여려

실바람에도

허리가 휘청

나비가 앉아도

목이 꺾여

보기가 여간 언짢지 않다

하지만

기어코 피고 마는

그 인내가

가여워서 아름답고

가냘퍼서 향기롭다

그 꽃을

보고 있으면

세상사 힘겨운 일

남의 일 같지 않아

쉬이 눈길 거두지 못하는 것은

이 세상의 삶들 모두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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