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김 익 택

 

 

세찬 바람에

목 달아날까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아침 햇살

군불로 피는 너는

바람이 보낸 가을 손님이다

세속의 이름 지우고

욕심 없고 가식 없이

오직 하늘의 뜻 담고 사는

수녀님 해맑은 얼굴같이

세속의 삶

탈피하고

오직 나를 찾는

삶의화두 하나

붙잡고 사는

비구스님 파리한 얼굴같이

묵음으로 피고

득음으로 피는 너는

이별의 끝에서 보낸

바람의 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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