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그림을 그리며 날아간다

 


김 익 택 

 

 



 

 

구름을 닮으려 했던가

바람을 닮으려 했던가

제 몸 스스로

붓이 되고 그림이 되어

그려나가는 필치가 예사롭지 않다

그들이 그리는 그림은

살아 있는 그림

순간순간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그림

나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안전 평화를 우선하는 

생존 삶의 그림이다

저기 피 냄새에 환장하고

저기 고기 냄새에 미친

허기진 무리들이 언제 어디서

공격할지 모르는 

환경에서 내가 나를 

우리가 우리를

지키려는 필사적인 그림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끝없이 그리면서 날아가고 있다











겨울 한가운데서

 

 

김 익 택 

 

 

 

겨울 속으로

눈발이 여행길 떠나고

앞을 볼 수는 태양이 울었다


지난 봄

휘파람새 노래 소리는 요원하고

창문을 뚫고 들어오려는

칼 바람소리가 아프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야 하나

방향을 잃은 청춘은

오는 봄 몇 번을 더 맞이할까


흩날리는 눈발 속으로

물음을 던지는데

아직도 제 갈 길을 못 찾은 낙엽이

아스팔트에서 만신창이가 된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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