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 단풍잎의 흔적

 


 

김 익 택

 

 

 

 

 

피같이 붉은 저 잎은

시련이 남겨 놓은

그리움의 흔적인가

 

병아리 같은 노란 저 잎은

하늘 여행을 하고픈

미지의 꿈의 흔적인가

 

불 위의 오징어같이

마구 뒤틀린 저 하얀 잎은

진통이 남겨 놓은

못 이룬 꿈의 흔적인가

 







자연에게 예외는 없다

 

 

김 익 택

 

 

 

 

저 고요 속에

떨어지는 단풍잎 하나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능력 밖의 일

 

자연 앞에 삶은 평등

그 무엇도

예외가 없다

 

있다면

삶은 행복

 

희망

절망은

내가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나를 위한 변명일 뿐

이해 설득의 문제 아니다

 








저 나뭇잎은

 

 

김 익 택

 

 

 

 

붉디 붉다

더 붉어질 수 없어

검게 타버린

저 단풍잎은

떨어져도

시심으로 떨어진다

더위와 가뭄

태풍과 비바람

한데 어우러져

하나로 농축된

저 노란

은행잎은

울음으로도 풀리지 않는

그리움같이 떨어진다

 







저 나뭇잎은

 

 

김 익 택 

 

 

 

 

 

가을 얘기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제일 잘하는 법이고

가을 노래는

시원한 바람이 제일 멋있게 부르는 것이다

가을의 시는

단풍이 운치 있게 잘 짓는 것이고

가을 그림은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이 잘 그리는 법이다

 

 







겨울 걱정

 

 

김 익 택 

 

 

 

사랑하는 사람 애무하듯

나무 가지 쓰다듬는

저 바람아

피아노 건반 두드리듯

아스팔트 튕기는

저 비방울아

이 가을 가고 나면

빈 손 

그때는 어쩔래

그대 가고 난 뒤

남아 있는 사랑은

상처 주지 않아도 아픔

관심 사랑

먼 곳에서 지켜보는 봄은

강 건너 불 구경

토닥토닥 위로해도 아픈

코 베고 살 도려내는 바람

이제 시작인데

그때는 어쩔래

 









어떤 꿈

 

 

김 익 택

 

 

 

 

 

그대도 나도 청춘

스님 된 나

 

청순한 그대

돌아서서 울고

나도 돌아서서 

울고 있었습니다

말 안 해도 아픈 마음

서로 왜 라는

이유 묻지 않고

위로 해 줄 수 없었습니다

눈동자 흐릿하고

주름 깊은

나이에

이건 아닌데

꿈인 줄 알면서

다시

꿈이 계속되었지요

비현실적인 사실을

자꾸 믿고 싶은 것은

행운 아닌 건강을

경계하라는 예시 같아

그날은

하루 종일 조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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