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문화마을 야경
김 익 택
실 핏줄 같은 도로
불 밝히는 가로등은
삶의 애환 엿보는 듯
집집마다 좁은
앞마당이 훤하다
그 허술한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들
가난할수록
더 많은 인정같이
모여서 정겹고
모여서 정 깊다
어느 집은 창문에서
어느 집은 부엌에서
어느 집은 옥탑방에서
어느 집은 쪽 방에서
어느 집은 반 지하 방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들은
가난해서 아름다운
그들의 삶 하나하나가
빛나는 보석이다
그 풍경들
누가 묻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진실같이 아름답게 보여도
맘이 짠하고
행복해 보여도 눈물이 난다
그냥 보기에
사는 것이 초라하고
사는 것이 애처로워도
이웃은 나와 같이
위로하는 삶
돌아가는
돌 담과 오르막 골목길은
돈독한 인정으로 쌓아 놓은듯
아픔이고 슬픔이고 기쁨이다
지붕마다
파랑노랑 물통에
반사되어 흐르는 불빛이
아이 웃음 소리같아
천국같이 아름답다
태극마을 대동여지도
김 익 택
일제강점기 견뎌내고
6.25겪은 뒤
정치적 경제적 혼란했던
1960년대
그 누구에게도
위로 받을 수 없었던 피난민들은
살아서는 행복하고
죽어서 구원 받는다는 태극도를
지극정성으로 믿고
옹기종기 모여들었던
천마산 중턱
아미동
좁은 오르막 계단 길은
동맥 핏줄처럼 얽혀있고
다다미 지붕 위에
이리저리 퍼져있는 전깃줄은
정맥 실 핏줄 같이 어지럽다
저마다 삶에 찌든 사람들은
지붕 위에 파란 식수통을
젖줄처럼 입에 물고
삶의 희망과 삶의 행복
민족의 소원
통일을 빌었던 염원들이
저렇게 대동여지도처럼
똘똘 뭉쳐 살게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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