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화포천 아침
김 익 택
태양이 아침 점호를 하는 날
오리들이 일제히 반란을 일으켰다
지난밤은 오소리의 기습이 추위를 잊게 했다고
퍼덕거리는 소리 수로를 채웠고
오소리의 날카로운 이빨이 어둠을 갈랐다
오리 영혼이 갈대를 흔들어도 눕지 않았고
버들잎이 언 물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 밤 꿈을 그리던 얼음꽃이 화폭을 깨뜨린 자리
얼음 파편이 서로 어깨를 부여잡고 아픔을 추스렸다
첫 기차 바퀴소리 하늘을 달리고
기러기가 출근길을 서둘렀다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 열을 맞추며
아리랑 봄봄
김 익 택
이 집 지어 너와 내가 행복하게 잘살자고
개개비는 연꽃에 앉아 목이 터져라 울고
동박새는 동백꽃가지에 집을 지어 우네요
봄을 찾아 천리길을 달려온 휘파람새는
시냇가 찔레가지에 앉아 구슬프게 울고
파랑새는 참나무에 집을 지어서 우네요
단장하게 관모 쓰고 님 찾는 후투티는
솔 허리를 부리를 쪼고 쪼아 집을 지어
한 평생 잘 살자고 노래 부르고 있네요
두견이는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 숲 속
오목눈이 집에 알을 낳고 온 종일 울고
어미새는 밥을 거르며 알을 품고 있네요
택시 정신차려
김 익 택
택씨 정신차리고 똑바로 운전해
우리 가족 운명 당신한테 달렸어
작가도 능력 없으면
빈 가슴에 훈장이야
착각하지 말고 정신차려
작가로 살려면 최소한 유명해지던지
돈을 창조해야 해
지금 중세시대 아니잖아
당신 배 곪고 살수 있을지도 몰라도
가족은 아니야
작가가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미안하지만
그러기 전에는 너도 나도 다 하는
하나의 취미생활 일 뿐이야
작가라는 말 특별한 품사 아니야
보통명사 야
명예는 무슨 얼어죽을
폼생폼사 말 몰라
듣기 싫다고 현실을 부정하지 마
자존심과 권위 그것
삶의 질 비교법 아니야
커피 한잔 보다 못해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 건
기회는 물론
시간도 기다려 주지 않아
사랑도 고통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사랑도 인내의 한계를 벗어나면 변한다고
당신이 좋아하는 길을 향해
달리지만 말고 주위를 봐
당신 친구들이 어떤 집에 살고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는지
당신이 정신 차리기까지
인내는 무한 아니라 유한이야
인내가 길어 질 수록
한계의 시간을 짧다는 사실
당신 상식을 치환하고 무식을 비약해
진실을 조명하는 글을 쓰는 작가 아닌가
헛소리로 듣지 말고 명심해
충고도 한 두 번이지 다음은 없어
알고 보면 나도 멋있는 숙녀
김 익 택
온종일 방안에 누워 있었지
밥도 먹지 않고 씻지도 않은 채
밖을 나가는 것이 두려웠어 눈물만 나왔어
내가 바보 같아 죽음을 생각 했어
그러다 내가 죽으면 좋아할 사람 없지
내가 억울해서 생각을 달리 했어
헤어진 것 내 잘 못 아니지
의롭지도 않지만
배신하는 것 보다 배신당한 것이 나쁘지 않지
차라리 잘 됐어 미운 정 들기전에
그의 정체를 알았으니까
사랑이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고
내 믿음이 잘 못 된 것이 아니지
사랑을 이용한 그 놈이 잘 못이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을 필요가 없어
더 예쁘게 화장하고
아끼는 옷 차려 입고 나가자
알고 보면 나도 멋있는 숙녀
뭇 남자들 나를 훔쳐보게 매력 있는 숙녀 아닌가
쿨하게 잊고 쿨하게 시작하는 거야
내 의식의 세계의 지배자는
김 익 택
의식 없이 나쁜 꿈을 꾸고 나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의미는 것인지
의식의 세계가 궁금했습니다
내가 바라는 생각 그리고
미래의 어떤 계시 그 외
믿고 싶지 않고 읽고 싶지 않은
해몽 서적들을 회피한다
이유도 없이
좀 도둑이 되어 도망가다 깨는 꿈
예의 벗어 난 행동을 인지하면서
사랑을 나누는 불륜의 꿈
윤리에 한참을 어긋나는 꿈이라
내가 모르는 내 잘못을 생각하게 되고
반성하게 된다
내 의식의 세계 지배자는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전생의 도둑이었으며 지독한 강간범이었을까
내가 내양심을 의심하게 된다
알지도 못하고 풀리지도 않는 꿈
난 이런 꿈과 그의 매일 결투를 하고 있다
Justin biber - Sorry
김 익 택
봄날 공원 벤치에 앉아
호수가 자맥질하는 오리를 보고 있는듯
조용한 물결에 유선 파고를 헤치며
유영하는 오리 한 쌍을 보고 있는듯
경쾌한 트럼팻 소리
간지러운 곳 꼭꼭 긁어 주는 듯
나 여기 있다는 듯 툭툭
박자 사이사이 끼어들어
읊조리듯 호소하는 매끄러운 목소리
평화운전경을 연상케 해
편안한 재미를 준다
사랑 그런 거 아니었잖아요
김 익 택
사랑 그런 거 아니었잖아
가을아침 안개꽃 길 걸으며 약속한 말 무엇이며
봄 밤 벚꽃 길 걸으며 한 말 어떡할래
이대로 보낼 수 없어
너를 만나기 위해 30년을 기다렸는데
사랑이 영원하다는 말
거짓말
미안해 말 한마디
바람으로 채울 수 없고
비로도 흘릴 수 없는 눈물
네 가여운 숨소리 들을 때마다
내 심장은 영혼을 잃어 방황해
사랑한다는 말
그 보다 진한 마음의 빗 어쩌라고
매일 태양이 뜨면 뭘 해
가을아침 안개꽃이 피고 봄밤 벚꽃이 피면 뭘해
너 없는 삶은
천년을 준다 해도
싫어 싫다고
천사가 사랑한다고 고백해도
너 없는 세상은 싫어
지은 죄 없어도 데리고 간다면
믿음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이며
양심은 무엇이냐고
이건 너무 불공평해
사랑하기도 모자라는 시간이었는데
욕 한번 한적 없고
싸움 한번 한적 없었는데
하루 하루 사는 것까지
어쩜 이렇게 아프게 해
믿음이 할 짓 아니 잖아
약속이 할 짓 아니 잖아
사랑이 할 짓 아니 잖아
사랑 그런 거 아니잖아요
우리 사랑 어떡해
어디서 찾아야 해
어느 누가 말 좀 해줘요
사랑할 수 있다면
김 익 택
감사해요 핑계 아니라
처음엔 몰랐죠
그대가 나를 좋아할 줄은
언감생심이라는 말
그대 두고 하는 말이라는 걸
감사해요
상상도 못했지요
좋아해도 눈물나는 거
처음 알았지요
그대를 위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하늘의 별같은 그대를
좋아할 수 있다니
하루하루 꿈만 같아요
그대 보고 있으면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지요
마음도 미소도 어쩜 그렇게 예뻐요
발걸음 따라다니는 그림자까지
다칠까 걱정되는 걸요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할 수 있다면
잠 못드는 새벽 4시
김 익 택
시간이 먼동을 재촉하는 새벽4시
잠들지 않는 것은 음악뿐
언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나는
뇌리 지도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물음은 있어도 대답 없는
언어와 줄다리기 30분
초침은 열심히 5시를 향해 달려간다
이름 모르는 가수 몇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새로운 반주가 시작됐다
피아노가 물방울이 되고
바이올린이 물결이 되어
좁은 방안을 가득 채운다
졸고 있는 가 재촉하고 있는 가
누가 보던 말던 워드프로세스 까만 커서가
계속 깜박거리고 있다
여전히 나는 멍 때리고 있다
하얀 워드프로세스를 바라보며
믿음 없는 사랑은
김 익 택
봄 볕이 좋은 공원 길을 걸었어
혼자라는 사실은
그림자까지 슬프게 보였어
기분일까
외로움이 더 외롭게 보여질까
당당하게 걸었어
처다 보는 사람들 눈길 무시한 채
하지만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았어
눈에 비친 연인들은
아름다워서 더 외로움을 부추겼고
마음속 의젓함은 위로되지 않았어
지금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사랑을 안 해 본 것도 아니지만
믿음 없는 사랑은
추억마저 지저분하게 해
잊음이 새롭게 되는 오늘이 있기까지
사랑 보다 사람을 먼저 의심하는 나
외로워도 싫었던 사랑이 떠올라
스쳐 지나가는 연인들
저들도 나 같지 않았으면
글 나만의 희망
김 익 택
나 생애 삶의 귀감이 되는
한 문장 글
남 길 수 있다면
그 보다 큰 행복 없겠다
읽어서 공감이 되고
읽어서 공유하고 싶은
가슴을 울리는 글
아니면 네가 웃고 내 웃는
희망찬 글 남길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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