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림자의 교훈
김 익 택
고요해야만 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진리
그대가 보여주고 있네
존재의 의미 삶의 의미 무엇인지
나를 찾는 방법
그대 고요히 정갈하게 보여주고 있네
이 땅의 삶들 모두
영원히 즐겁지 않고 영원히 불행하지 않다는 것
그대가 묵묵히 보여주고 있네
고요했다가
갑자기 잔 물결이 일어
있어도 보이지 않는 진리를
바람이 나뭇잎에게
김 익 택
삭풍이 단풍잎에게
핀잔을 주는 것인가
바람이 차다
비가 오고
서리가 내리고
눈이 오고
얼음이 어는 것이
정해져 있는 순서 아니지만
겨울로 가는 길은 하나
땅속에 하는 일 모르지만
바람은 나무들에게 가진 것 모두
내려놓고 가라 한다
등려군 노래와 낙엽
김 익 택
한군데도 온전치 않는
피죽피죽 마른 참나무 잎
한줄기 바람에
화르르 떨어지는 모습
왈칵 쏟아지는 눈물 같아 아린데
내 가슴을 쥐어 짜는
등려군의 노래가
겨울 속으로 떠나는 가을같이 울고 있다
가을 바람의 선물
김 익 택
이 땅의
모든 삶들에게
하늘이 나눠주는
가을에 선물은 바람
이 땅의 곡식들은 바람으로 맺고
이 땅의 사람들은 바람으로 익는다
그래서
가을 바람은 푸짐하고 고소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