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 어부와 물결

김익택

 

아침의 금물결은 낮의 뜬소문같이 퍼져 나가고

저녁의 금물결은 밤의 속살같이 비밀스럽다는 것을

그는 알까

세월의 무개가 어깨를 짓누르는 나이가 될 때까지

그가 타고 다니는 고깃배도

그가 울면 따라 울고 그가 웃으면 따라 웃었다는 것을

그는 알까

노 젖는 물결이 잔잔하게 퍼지는 물속의 이야기를

그는 알까

 

바람이 쉬어 가듯 천천히 젖는 노 따라

세월도 덧없음은

계절 따라 찾아오는 철새가 알려주고

비 바람이 알려주는 것은

세월의 무게라는 것을 그는 알까

수초가 녹고 다시 새싹이 돋을 때까지

우포의 겨울은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알까

 

우포는 우문현답

김익택

 

 

이 억년을 내내

남의 얼굴을 드리우고 있는 우포는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있는 만큼 알게 하고

느끼는 만큼 내 것이 되게 하는

양심의 거울이고 양식의 거울이고

삶의 거울이다

 

어울러 살고 더불어 사는

우포 만큼

사람들도 나눔의 지혜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디지털시대 메말라가는 인성의

모럴이 아니되었을까

 

미래 원자시대에도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의 진리는 미래에도 불변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고

침묵이 금이라는 말

동서양의 우문현답처럼

우포는 미래도 지금같이 다문입이 될것이다

 

우포의 나눔 지혜

김익택

 

 

평생 물에 젖은 바지 저고리 삶일지라도

먹을 만큼 가져가는 삶의 지혜를

지체 높으신 도시 양반들도 배웠으면

 

먹여주고 입혀주는 우포는

그들에게 작은 삶의 우주

 

먹고사는 삶들에게 나눔의 차이가 없는

우포는

진리를 배우고 법을 배워 심판하는 그들보다

공정하고 공평하다

노래하는 요정이 숨긴 비밀

김익택

 

 

화내는 모습이 아름다워

천사인 줄 알았지요

울고 있어도 사랑스러워

따라 울고 싶었지요

 

내가 정신이 이상한가요

 

목소리는

울먹여도 향기로웠고

눈물을 흘러도

미소는

부족함 없이 예뻤죠

 

사랑 아니고 집착인가요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한계가 애달팠고

범위를 뛰어넘을 수 없는

내 능력이 슬펐죠

 

노래의 포로가 된 것인가요

멀리서 가까이서

생각에서 꿈에서

그 사람은

지지 않는 

매양 아름다운

한떨기 꽃이었지요

 

아 그런데

 

그 울음속에 죄악을 숨겼고

그 미소속에 사악함이 숨어있었고

그 목소리속에 악마가

숨어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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