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연꽃에게
김 익 택
네가 싫어 하는 저 소나기를
내가 일 년을 기다렸다면 이해 해 주겠니
너의 넓은 잎을 거니는 것도
분홍 빛 너의 꽃잎을 구경하는 것도
오늘 같은 소나기가 진 종일 내리지 않으면
볼 수 없다면 내 마음이 어떻겠니
꿈이 다르고 목적이 다르고
삶이 달라도
너와 나는
동거동락 생사고락 하는 관계
그렇다면 오늘 하루는 그냥 하루 아니지 않는가
나는 너의 관음을 본 것이고
너는 나에게 보시를 한 것이지
네 뿌리에서 꽃까지
그냥 연이 아니라 싯다르타 귀한 말씀
너의 빛과 향기를 찾아오는 많은 삶들에게
너는 마음의 등불 아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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