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토섬의 풍경




고요한 남해 바다 

비토섬

토끼와 거북이 전설같이

삶이 소박하고 

풍경이 아기 자기 하다

돌과 갯벌과 작은 섬들이 어우러져

삶을 엮어내고 전설을 엮어 낸다


누구나 한번 와보면

마음의 평화를 만끽 할 수 있는 곳

비토섬은

짭잘하고 고소한 굴맛 같이

아메바처럼 골곡진 어귀마다

한폭의 풍경화다


먼 옛날 전설을 수놓듯 

섬 속에 섬들은 거북이를 닮았고

토끼를 닮았다

갯벌에 늘려있는 바위에는

금방 기어 나올 것 같은 거북 그림이

여기저기 갑골문자 보다 선명하

















비토섬 별주부 전설



옛날 옛적 아주 먼 옛날 서포면 비토리 천황봉(비토섬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에서 마주보고 있는 육지인 서포면 선전리 선창과 자혜리 돌 끝을 생활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꾀 많은 토끼부부가 있었습니다. 이 토끼부부는 매일 아침 비토 천황봉에서 눈비비고 일어나면 바다건너 신선이 살고 있는 선창(仙倉)마을로 건너가 신선의 창고라 불리는 골짜기에서 온갖 기화요초와 함께 칡넝쿨 우거진 숲속에서 아침이슬과 각종 새싹들로 배불리 식사를 끝내고 큰들 안과 장대먼당(長竹峯)을 넘어 찔끔 자혜(自惠)를 돌아 돌끝 바닷가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해가 저물면 건너편 비토섬 월등도로 되돌아가곤 하였습니다.

토끼부부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던 어느 봄 날 저녁 돌 끝 바닷가에서 남해 바다 구경에 혼을 빼앗기고 있는 토끼 부부에게 남해 바다 용왕님의 사자인 별주부(거북)가 찾아 왔습니다. 토끼 부부를 찾아온 별주부는 토끼 부부에게 남해 바다의 궁궐인 용궁을 구경 시켜주고 높은 벼슬도 주겠다는 감언이설로 속였습니다. 이에 속은 남편 토끼는 임신한 아내 토끼를 남겨두고 별주부의 등에 타고 남해 바다 용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용궁에 도착한 토선생 용궁에 와서 본즉 용왕님은 병들어 있고 용왕의 병에는 백약이 무효하고 오직 토끼의 생 간이 신효 하다는 의원의 처방에 따라 토선생을 잡아 왔노라는 말과 함께 자신을 죽여서 생간을 약으로 쓰겠다고 하니 망연자실 후회막급이라,

한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으나 정신을 가다듬고 한 가지 꾀를 내었습니다. 좋은 묘안이 생각난 토끼는 웃는 얼굴로 용왕님께 말했습니다. “소생은 육지에 살고 있는 많은 짐승과는 매우 달라서 달과 함께 달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짐승 인지라 한달 중 달이 커지고 있는 선보름 15일 동안은 소생의 간을 월등도 계수나무(해송)에 걸어두고 후보름 15일은 소생의 몸에 지니고 살아가는데, 후보름 15일 간은 간이 커지는(자라는)기간이며 선보름 15일은 통풍이 잘 되는 소나무 그늘에서 음건하여 약효를 강화시키는 기간에 해당합니다.” 라고 말한 다음 "지금은 마침 선 보름에 해당되는 음력 15일 인지라 내가 살고 있는 비토섬 월등도 산 중턱에 있는 바람 잘 통하고 그늘진 계수나무(해송)에 걸어두고 왔습니다.

제 목숨 하나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수중국 만백성의 어버이신 용왕님의 병환에 약이 된다는 제 생간은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월등도 계수나무에 있으니, 이를 어쩝니까? 저기 있는 별주부가 육지 동물들에 대한 상식이 조금만 있었다면 제(토끼)가 다른 짐승과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일인데 아니 저 별주부가 용궁에 가자고 할 때 용왕님의 병환을 나에게 진실 되게 말해 주었으면 용궁에 올 때 간을 가지고 들어올 것을... 오호 통재라!" 하고 한탄하면서 억울해 했다. 이를 본 용왕은'아! 그래서 토끼의 생간이 그렇게도 신효한 약효가 있는 것이구나' 생각하고는 토끼에게 물었다. "토선생은 짐을 위해서 지금 육지에 가서 너의 간을 가져올 수 있느냐?" 토끼는 즉시 대답하기를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와 저 별주부를 제가 살던 비토섬 월등도로 보내주시면 최상급의 생간을 용왕님을 위해서 특별히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말하였다.

이를 보고 들은 용왕님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토끼를 속인 잘못을 정중히 사죄하고 즉시 별주부에게 명하여 토선생을 다시 육지로 모시고 가서 월등도 계수나무에 있는 토선생의 생간을 가져오라고 엄명하였다. 이에 거북(별주부)은 토끼를 등에 태우고 다시 비토섬 월등도 부근에 당도하니 마침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달밤이었다.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하자마자 성급한 토끼 즉시 힘차게 월등도로 뛰어들었지만 달빛에 반사된 육지는 너무 먼 거리에 있어 월등도 가까운 바닷물에 떨어지고 말았다. 바다에 빠진 토끼는 그 자리에서 죽어 토끼 섬이 되었고 토끼를 놓친 거북이는 용왕으로부터 책임 추궁과 벌을 받을 것을 걱정하여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곳에서 섬이 되었으니 바로 거북 섬이며, 특히, 이곳 주민들은 월등도(月登島)를 돌당 섬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토끼가 용궁에 잡혀간 후 돌아와 처음 당도한 곳이라는 뜻에서 돌아오다, 당도하다의 첫머리 글자를 따서 돌 당섬 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한편 남편을 용궁으로 떠나보낸 아내 토끼는 매일 자혜리 돌 끝에서 남해 바다를 바라보면서 목이 빠지게 남편 오기를 기다리다 바위 끝에서 떨어져 죽어 섬이 되었으니 바로 돌끝 앞에 있는 목섬이다. 목섬은 지금도 그때 죽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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