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두고



김 익 택

 






비 맞지 말고 빨리 들어가 

감기 걸린다 감기

 

괜찮아 하고

돌아섰지만


걱정스러움이 

촉촉이 스며든 

그대 그 말


뛰어 넘을 수 없는

벽이 아파 

나 답지 않게 울고 싶었다

 

그대 보이지 않고

네온 불 빛

검은 아스팔트 위에

보라와 황금 빛으로 물들어

두서없이 흘러가고


내 그림자가

빗발에 흐려지는 

모습 보며

내 시야에 그대 사라지듯

내 기억에 그대 사라질까

그대 기억에 내가 사라질까

그것이 우울해


네온 불빛 사위는 

어두운 거리가

내 그림자를 먹어

나는 없어도 

흘러 내리는 빗물이 

내 얼굴을 훔치는데


되돌릴 수 없는 

그 시간들이

자꾸자꾸

주책없이 떠 올라 


내가

왜 이러지

괜찮아

먹먹함이 싫어서

내가 나를 나무라는데


맘에 없는 말이

우습던가

빗물 먹은 구두가

훌쩍거리며

저벅저벅

뒤따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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