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詩語



김 익 택

 


 


내게 시어는 우물쭈물 하는 사이

미궁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바람

애타게 찾으려는 정성을

단 한번도 생각해주는 일 없다


집중이 되지 않는 환경

미처 메모할 시간도 주지 않은

그 상황에

나 여기 있소 하고

아주 잠깐

불쑥 고개를 내 밀고 사라지기 일쑤다


그 뒤 기억은

눈이 뱁새 눈인지 왕방울 눈인지

코가 딸기코인지 매부리코인지

입술이 얇은지 두터운지

기억한다는 것은

바람 꼬리를 잡는 일


그 기억 되찾으려고 온갖 궁상 떨어도

돌아오지 않는 생각은

無識 질문의 有識의 무시인지

無禮 질문의 知慧의 조롱인지

머리 속에 부유하는 것은

골 때리는 아쉬움뿐

찾고자 하면 숨어 버리고

잊고자 하면 불쑥 나타나는 불청객이다


그가 품고 있는

고귀하고 순결하고 기발한

寶庫는

아픔과 사랑과 그리움

언제 내 가슴에 고요히 머물러

한 문장이 되고 訓狀이 되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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