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약속
김 익 택
그대가 나를 불렀습니까
내가 그대를 찾은 것입니까
그대를 알고부터
일 년에 한번
당신을 꼭 만나야 한다는 생각
가을 하늘 보고 말 했습니다
저절로 쑥쑥 자라는
삶 없겠지만
올해는 얼마나 아프게 자랐는지
사랑 없이는
피어야 할 이유 없고
진한 향기
흩날려야 할
이유 없겠지요
사람들은
피는 순간
아름다움을 간직하려 할 뿐
생명의 절실함 모르고
삶의 간곡한 애착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었다고 오고
졌다고 가버리지만
사실 저 꽃
한송이 한송이는
오늘을 위해
일 년을 용케 견딘 삶의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