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버드나무가 사는 방법

 

 

김 익 택 

 

 

1년 한 두 번

강물이 둑과 키 재기를 하며 흐를 때

남강 버드나무는

무거운 흙을 겨우 휩쓸고 가는 대빗자루 마냥

온 몸을 뉘입니다

가지에 걸린 비닐이 삶을 실험하고

전자 제품 산업 쓰레기들

같이 죽자 붙잡고 늘어져도

버드나무는 더욱 허리 숙여 자리를 내어 줍니다

 

모래톱에 뿌리박고 산다는 것은

어미 묘 지키는 청개구리보다 슬픔보다

아픈 삶

비 멎고 날 개면 환희는

버들가지 붙잡고 겨우 생명부지 한

뱀에게도 삶의 은인

 

죽음을 이겨 낸 삶은

청동오리 백로 쉼터가 되고

물수리에겐 망루가 됩니다

 

봄 가을 물안개 짙게 피어 오를 땐

몽환적인 풍경은

절세가인 부럽지 않고

금강산도 부럽지 않은

주인공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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