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하는 삶의 교훈
김익택
화포천 아침맞이는
언제나 조용하다
화려하게 피는 꽃도
언제 피웠는지 모르고
버들잎도 풀꽃도
밤에 피는 것인지
낮에 피는 것인지
바람이 피우게 하는지
태양이 피우게 하는지 모른다
새들이 울고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을 해도
화포천 삶들은
침묵으로 꽃을 피우고
침묵으로 열매를 맺는다


화포천 아침 물안개 눈물
김익택
화포천 벚꽃 잎에 맺힌 이슬
잠에서 깨어난 아이
글썽이는 눈물같이 맑고
찔레 잎에 맺힌 물방울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
남몰래 훔친 눈물같이 수줍다

화포천 봄 아침의 태양은
김익택
해뜨기 전 화포천 아침은
새 아가씨 막 일어난
창백한 얼굴같이
풀도 나뭇잎도 풋풋하다
동산에 먼동이 붉게 물들고
햇살이 화포천을 비추면
세상은 또 다른 변신을 한다
하얀 안개는
더 하얗게 분을 바르고
나뭇잎들은 생기발랄하게하게
눈 화장을 한다
참다못해 뛰는 가슴같이
안개는 더 활발하게 타오르면
새도 꽃도 이슬을 털고
붉은 해를 맞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