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산은

김익택

 

 

저기 저 산 오래전

우리네 조상

얼이 숨 쉬고 있어서일까

대한민국

어느 산을 간들

외롭지 않고 낯설지 않고 편안하다

 

그 산속을 들어가면

맑은 공기 맑은 물

제공은 기본

아는 만큼 관심이 있는 만큼

나눌 것 많고 배울 것 많은

삶의 휴식처가 된다

 

저기 저 산은

어느 누가

시도 때도 없이 찾아가도

두 손 벌려 반겨주는 할머니같이

가진 것 모두 베푸는

넉넉함이 가득하다

유리창 너머

김익택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방울이

우산 속 연인을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비를 맞아도 즐거운가

 

흩뿌리는 빗방울이

우산 밖에 나온

두 어깨를 적셔도 웃고 있다

 

내가 될 수 없는

풍경 아름다운

그들의 모습이

지난 세월을 들춘다

 

아 나도 저런 시절이

있긴 있었던가

홀로 던지는 질문에

흐릿한 유리창처럼

내 기억의 고향엔

미소를 잃었다

 

한국의 4월의 산은

김익택

 

 

비단이 저만큼 고울까

장미가 저처럼 예쁠까

보고 또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한국 4월의 산은

연초록 잎새가

보들보들한 아기 피부같이

포동포동한 아기 미소같이

까르르 아기 웃음소리같이

함박웃음밖에 없다

세상의 그 어떤 화가가

저 산의 초록을 그릴 수 없고

세상의 그 어떤 시인도

담아낼 수 없는

천연 그림이며 글이다


여름 극복

김익택

 

 

미워도 싫어도 쏟아지는

폭우는 막을 수 없지

 

자연이 하는 일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드려

극복을 모색하는 수밖에

 

태풍과 폭우 더위와 가뭄은

넘쳐남이 모자람만 못한 것이지

 

큰 불행도 발상을 전환해서

극복한다면

나를 이롭게 하는 일이지

유월의 외출

김익택

 

 

바람이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몰라도

내 눈에 나뭇잎은

생글생글 웃고 있다

 

울창한 잎 푸른 나뭇잎

사이사이 보이는

파란 하늘이 새롭다

 

이 나무 저 나무 옮겨 다니는

새들은 날갯짓이 바쁘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햇살과 바람의 조화는

보고만 있어도 상쾌하다

 

이렇게 빛 좋고

바람불어 좋은 날은

햇살이 바람의 손을 잡고

숲속으로 나들이를 한다

목적을 가진 삶들을 위해

 

여름 바다의 노래

김익택

 

 

정성이 어떤 기쁨이 주는지

노력이 어떤 선물을 주는 것인지

모르는 파도는

물 밖 삶들과 교감을 하고 싶었던가

겨울바람을 보내고

봄바람을 부르더니 사람을 불렸다

 

사람들의 질문에  파도의 노래는

백사장에 울려 퍼졌고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고래 노래는 바다의 노래가 되고

파도의 노래는 사람들의 노래가 되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사랑합니다 그 말

김익택

 

 

사랑합니다

그 말

쉽게 하는 가벼운 말 아닙니다

누가 책임과 의무를 남발하면

들어도 모르는 척 입 다물고 있어도

마음의 문까지 닫은 건 아닙니다

 

언제 바람이 고정적으로 불던가요

언제 빛이 한결같던가요

사랑합니다

그 말

등불이 되기도 하고 횃불이 되게 하는

감정을 가진 생물입니다

 

사랑합니다

그 말

간절히 듣기 원하고 사람

정말 꼭 하고 싶은 사람에게

진심을 담아 전해도 모자라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말입니다

 

사랑합니다

그 말

누구나 하기 좋고 듣기 좋은 말이지만

어느 때는 독이 되고 어느 때는 약이 되는

의사 손에 쥔 칼이며

백정 손에 쥔 칼입니다

 

최소한 예의와 믿음이 없으면

사랑합니다

그 말

들어도 사양하고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어려우면서 쉬운 인생 최대 명언입니다

 

그리움이라는 건 거리가 필요해

김익택

 

 

아쉬움과 미련은 짧을수록 좋은 법

돌아 가

뒤돌아보지 말고

한 번 더 돌아보면

이제는 내가 붙잡을 거야

그리움이라는 건

거리가 필요해

떨어져 뜬금없이 생각나는 것이

더 많이 그리움을 유발하지

사랑도 관심이 깊으면 간섭하고 싶은 법

몸에 좋은

인삼이 그렇고 꿀이 그렇지

약방에 감초가 되기보다

산삼이 더 효력이 좋은 것처럼

사랑은 심장이 먼저 안다

김익택

 

 

사랑이 전부였을 때

사랑이 전부가 아니었음은

눈이 전하는 미학과

뇌가 느끼는 이성과

가슴이 받아들인 감성이

미학에 가려

통제 불능상태일때

 

완전한

사랑은

내 몸의 혈관 10만 킬로미터

심장이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만 아니라

인간 본능이

끝없이 추구하는 욕망이

호흡을 가쁘게 하고

얼굴을 붉히게 하는 것이지

사랑 그 보통명사

김익택

 

 

사람이면 누구나 하고 듣는 말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고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말

사랑한다

 

보통 사람 너도나도 하고

모두 다 하는

일반명사인데

 

나는 그 흔한 사랑 못해봐서

보통 사람 아닌가

사랑한다는 말

들어보지 못하고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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