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서러움

김익택

 

 

무엇이 그렇게 외롭게 했던가요

무엇이 그렇게 두렵게 했던가요

 

꽃피고 열매 맺는 것

삶이라면 당연한 책임

봄여름가을을 두고

낯설고 두려운 겨울에 숨어 필까

 

아무리 아름다운 행위 일지라도

남보기에 남사스러운

사랑 행위 아닌

보기 좋고 탐스러운 일

 

내가 피고 지는 겨울은

모든 삶들이 울고 가는 삼동

아껴야 하고 격려해도 모자라는 고마움 뿐

 

겨울에 피는 꽃이 동백밖에 없어도

피어도 관심 없는 사람들은 떨어진 꽃을 밟고 간다

동백꽃 겨울서정

김익택

 

 

희망이라면 몰라도

사랑이라면 몰라도

다른 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가슴이 뜨겁지 않느냐

마음이 반갑지 않느냐

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

 

손 시리고 발 시리는

겨울

고통으로 피운

사랑의 캡슐 아닌가

동백꽃이 말하는 삶의 해석

김익택

 

 

난들 왜 여왕과 왕의 계절에

꽃 피우고 싶지 않겠어요

하지만 겨울에 필 때는

그만한 이유도 또 있겠지요

삶의 의미는

계절의 평가 영역이 아니니까요

오늘같이 추운 날

누군가 나를 찾는다는 것은

관심을 넘어선 매니아

흔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고귀한 것이지요

그러니 슬퍼하지 마오

때로는

사랑을 넘어선 관심도 있는 것이지요

진솔한 사랑은 아픔이 더 샘이 솟고

불행이 더 도타운 것이지요

그러니 아파하지 마오

고난은 삶일 뿐

삶의 암덩어리는 아니지요

슬퍼서 흘리는 눈물 즐거워서 흘리는 눈물

짠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그 내용은 극과 극이지요

사계절이 있는 것은 삶의 다양성의 순환이며

인생 영역을 개척하는 실험실에 불과한 것이지

필요 불필요 조건 아닙니다

내 마음속으로 들어온 동백꽃

김익택

 

지난 밤 꿈은 동백꽃의 접신이었나

바람이 아파 고개를 돌린 그곳에

붉은 동백꽃이

차창속으로 들어와 눈길을 붙잡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버거도 못 본 듯

지나치는 것 마냥

미안함이 뒤통수에 따라붙는다

 

마음은 같아서는 너에게 달려고 싶지만

나도 지금은 일과 중

쉬는 날 찾아오마 약속하마

 

바람같은 약속하고 돌아섰지만

그도 하루를 지탱이 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라

사나흘을 기다려 줄지

 

달리는데 차창에 매달린

2024 달력 표지의 동백꽃이

살랑살랑 고개를 흔들었다

동백꽃의 사랑의 비애

김익택

 

 

모진 지난 겨울은 희망이 있어

하루하루가 참을 만했는데

 

내 세상 같은 춘 삼월

실눈을 바라보는 세상은 천국

 

여기저기 붉은 입술을 깨문 것 마냥

눈치를 보는 꽃 몽우리

 

저기 먼저 핀 붉은 꽃을 보며

시기 질투에 가슴이 뜨거운데

 

어디서 날아온 동박이가

아직 들 핀 동백꽃을 마구 쪼고 있다

 

저 모습이 누가 누구를 위한

사랑행위인지 일도 모르겠다

11월의 동백꽃 01

김익택

 

 

11월에 동백꽃이 피었다

주위에 보이는 건 단풍 빛을 잃어버린

산사나무와 노란 잎을 떨구는 은행잎과

붉다 못해 말라가는

아기 손 같은 단풍잎뿐

 

동백꽃은 갈때까지 가 보자는 듯

단풍 붉은 빛을 복구라도 하는듯

제 세상을 펼치고 있다

 

무식해서 용감한 것일까

어리둥절한 바람은 가던 길을 멈추었고

태양은 구름속에 숨었다

동백꽃이 피었다고

길가 던 사람들만 웅성거리면서도

기년 사진을 담고 있다

11월의 동백꽃 02

김익택

 

 

가을의 선물인가 계절을 착각한 것일까

꽃 없는 계절에

장미보다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니

그것도 가지가 부러질 듯 만개하다니

 

구경하는 나 귀한 선물을 받은 것이지만

다가올 12월 언 바람 걱정되는 것이 사실

 

계산해도 틀림없는 11월 중순

내 머리가 어리둥절한데

노란 단풍잎이 소나기 같이

붉은 꽃 위에 후르르 떨어지고 있다

11월의 동백꽃 03

김익택

 

 

내가 너를 보고 고마움을 깨닫는데

너는 나를 보고 무엇을 깨달을까

 

너와 나는 삶의 구성성분 달라

소통할 수 있는 방법 몰라

말도 안 되는

나 일방적인 생각뿐

 

너는 꽃 피우고 향기 퍼뜨려도

벌과 나비는 추워서 보이지 않고

너에게 도움되지 않는

 

비바람에 젖은 모습

내 맘이 찡한 것은 쓸데없는 관심일까

동백꽃은 신의 희망 메시지

김익택

 

 

그대 나를 위해 꽃을 피운 건 아니지만

나는 그대 볼 수 있어 고마웠고 반가웠습니다

그대 꽃을 피운 걸 알았다면

벌써 찾아왔을 겁니다

물론 내가 다시 온다고 반가워할지 모르지만

아니

싫다고 해도 다시 오겠습니다

세상에 그 어떤 꽃이 품격과 자존심이 그만 할까요

그대 두고 그 누가

사랑과 인내 미학을 논하드라도 모자람 없습니다

낙엽지고 첫 얼음 어는 계절에

꽃을 활짝 피운다는 것은

생각을 뒤집는 일

신이 보낸 희망과 용기 사랑 아니면

납득되지 않는 메시지 아닐까 싶습니다

동백꽃과 여고생들의 수다

김익택

 

사랑해도 사랑받지 못한 서러움같이

너를 보니 내가 괜히 울고 싶어

내가 피는 동안

나를 찾아오는 벌 나비의 방문을

죽음으로 내 모는 바바람이 그렇고

차가운 기온이 그렇다

 

손님 없는 진수성찬은

희망을 숨기고 싶은 슬픔이듯

고대하고 기대하던

벌 나비는 오지 않고

동백꽃만큼이나 예쁜 여고생들이

빛 좋은 개살구같이

동백꽃을 보고 의문 만발이다

 

장미꽃같이 생겼다 가시가 없다

장미는 여름에 피는데 늦가을에 핀다

개량종인가

예쁘다 춥다 빨리 집에 가자

왁자지껄하다 사리지는 여고생들 등을

동백꽃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동백꽃 영혼 속으로

김익택

 

 

겹겹이 포개진 너의 꽃잎은

내 뇌의 오밀조밀한 구조같이

의지하고 포용해 하나되는 창작공작소

 

너의 붉은 빛 따뜻하고 온화함은

내 심장의 뜨거운 열정같이

자연 속으로 달려가는 자동차

 

너를 오래도록 보고 있으면

내 영혼이 아지랑이 피는

신세계로 빨려 들어간 것 같이 정신이 몽롱하다

동백과 나 그리고

김익택

 

 

배려도 모르고 희생도 인색한 나

언제 너를 위한 내가 된 적 있었던가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도

이기주의자 소리 듣는 나

 

너와 나 사이는

소유자도 아니고 관리자도 아닌

사람과 식물 사이

관심은 있어도 내 욕심뿐

그런 나를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빛 좋고 꽃 좋은 날

너를 내 가슴에

어떡하면 내 생각 담을 수 있을까

나와 너 그리고 주위 환경

조화로움 찾기 위해 오전내내 서성거렸다

동백꽃을 기웃거리는 동박새

김익택

 

 

너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나비도 아니고 벌도 아닌가

초록 동박새 한 마리

연지곤지 찍는 것도 모자라

인도 신부같이

아이라인 짙게 칠을 하고

나시 족 총각같이

이 꽃 저 꽃을 기웃거리고 있다

 

'시가 있는 사진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꽃 시첩 03  (0) 2025.01.10
동백꽃 시첩 01  (0) 2025.01.09
화포천  (0) 2024.02.06
오늘 하루의 사유  (3) 2024.02.02
여행을 꿈꾸는 날  (0) 2024.02.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