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를 바라보며
김 익 택
저 하늘 향해 치솟은 마천루 불빛
어디선가 구경하는 사람
그들을 위해 치장하고 꾸민
인위적인 불빛 아니라
살려고 더 살려고
밤 늦도록 연구하고 노력하느라
밝힌 불빛이 더 아름다운 빛이다
그러므로
사람 산다는 것이 꽃이다
열심히 사다는 것이 다 아름다운 꽃이다
아직도 나는
김 익 택
아직도 나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 모릅니다
쉽게 생각하고 쉽게 실망하고 쉽게 방황합니다
마음 같지 않는 삶 알면서도 현실을 망각합니다
그럴수록 자꾸 꼬이는 삶
거룩한 희망은 밤 하늘에 별이 됩니다
먹고사는 사회는 언제나 냉혹합니다
내가 모자라면 양심의 미덕까지
등을 돌리는 법 냉정함에 한번 더
희망을 잃고 사랑을 잃습니다
엘시티 파수꾼
김 익 택
갈매기 잠자러 가고 없는 밤
해운대는
한가한 여름 밤이 억울한가
밀려갔다 밀려오는 파도 따라
모래가 울고
보이지 않는 양심같이
바람이 시키는 대로
가식 없이 소나무가 운다
그를 지켜보고 있는
엘치티 102층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바깥세상이 굼금하지 않는가
구름하고 놀고 있다
찰나 절취
김 익 택
조금 전 떠 올랐던 어휘
바빠서 미뤘더니
생각이 안 난다
게으름은
아쉬움이 배가되어
내가 나를 꾸짖는다
내리는 빗방울 같이
스치는 바람같이
또 다시 기회가 오면
오늘같이 후회하지 않으리라
오후 내내
놓쳐버린 언어가
기분이 찜찜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