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와 작약

 

김 익 택

 

 

 

 

꽃의 여왕이 되려는 5월

진딧물을 잡아먹는 것인지

피어라고 자극하는 것인지

 

참새가 작약 꽃 몽우리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쪼고 있다

 

설사 공생관계 일지라도

뾰족한 참새부리에 쪼이면

꽃 몽우리가 아플 것 같아

보는 이가 불편한데

 

참새는 젖 달라는 강아지 마냥

꽃 몽우리를 못 살게 굴고 있고

작약은 귀찮은 듯

애써 고개를 외면하고 있다

5월의 그 소녀는

 

김 익 택

 

 

 

 

푸름이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5월

사람은 늙어도

늙지 않는 기억이

어린 초록을 소환한다

그대도

오늘 나처럼

추억이 세월을

그립게 하는 날 있을까

생각없이 바라보는

흐릿한 눈동자 너머

초록산을 넘는 하얀 구름이

주름살을 편다

비가 오려나 봐요

 

김 익 택

 

 

 

 

비가오려나 봐요

저잣거리

꽃들이 싱그럽습니다

 

새벽저잣거리

할머니 목소리는

금방 볶은 참깨같이 고소하고요

복숭아 붉은 뺨은

아침 태양같이 익었습니다

 

비가 오려나 봐요

저잣거리

보드블록 사이 개미들이 분주합니다

 

새벽 저잣거리

산골 아낙네 목소리는

산야초같이 맑고요

숫처녀 유두 같은 복분자는

빨갛게 유혹적으로 익었습니다

 

'조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철새는 날아가고  (0) 2022.03.27
사랑했지만  (0) 2021.11.07
대왕암 갈매기  (0) 2020.12.23
백로  (0) 2020.10.13
주남지 개개비  (0) 2020.08.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