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류봉 아침 풍경
김익택
기암괴석 틈에서
용케도 살아 남은
노송을 위로하듯
산 허리를 휘돌아가는
초록빛
천상의 풍경이다
서둘러 흘러가다
억겁 바위 부딪혀
부셔지는 물결
다시 고요히 흘러가는 모습
보고 있으면
거기에 내 삶이 보여
영락없는 현실이다
그 풍경 속에 나는
내가 없어도 있고
내가 있어도 없어
자연 속에
작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풍경이다
월류봉 앞에서
김 익 택
생각의 비밀정원에서
하루가 이러할까
아주 오래된 내 집에서
터인 같이 생활하는
불편한 진실처럼
거기에 내가 살면
어울리지 않아
몰래 빠져 나와야
될것 같은 풍경이다
눈 앞에 펼쳐진
저 절벽에 노송
저 바위에 흘러가는 물
하나하나 모두
비범한 풍경이어서
내 마음이 작아 수용하지 못한다
가볍게
그냥
만끽해도 되고 잊어도 되는
가벼운 것인데
내 스스로 만들어낸
숙제를 풀지 못해
내가 나를 꾸짖는다
내 맘의 여행길
김 익 택
내 마음의 자리에는
공간이 없어도
의자가 있고 침대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위한 그 자리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해
침범하지 못한다
여유와 자유가 있는 날은
내가 나를 찾는
사색에 빠지면
세상에 없는 풍경속에
노스텔지어가 되고
이유도 없고 목적도 없는
그 여행은
바람이 꽃을 피우고
바람이 꽃잎을 떨군다
초록 기쁨
김 익 택
먼산
진초록
빛과 향기가
님같이
싱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