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화포천 아침

 

김 익 택

 



 

 

무척산 붉은 태양이

어두움을 걷고

방문을 열면

고운 새 아가씨

알몸 감싸듯
연초록 버들잎에

스며드는 물안개가

~

너무 고혹적이어서

사실이 거짓 같아

소름이 돋고

현실이 환영 같아

말문이 막힌다

이순간

내가 아닌 누가 보지 못해

안타까워 안달하는 내가

혼이 아니 빠질 수 없다










아이야 그 꽃이 사는 법은



김 익 택

 

 

 

아이야

화무십일홍

꽃의 의미는 그것뿐만 아니지

그 꽃이 떨어져야

그 꽃이 사는 법

그 꽃이 떨어지는 것은

내일을 위한 삶의 시작

늦은 가을 탐스러운 열매 맺기까지

삶의 시련 수십 번

죽음의 고비 몇 번을 넘나들었는지 모른단다

그리고 화무십일홍은

절재와 인내 노력 그 끝의 산물이란다

아이야

제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땅에 떨어지면

쓰레기같이 추하지만

열매는 아니란다

열매는 땅에 떨어지면

온갖 설치류와 곤충이

먹고 사는 양식이 된단다



 




 4월도


 

김 익 택


 

 

 

4월에 피는 꽃은

비 한번 오고 나면

후르르 떨어지고

 

4월의 돋는 새싹들은

비 한번 오고 나면

쑥쑥 자란다

 

하지 못한 일

하고 싶은 일

많은 나

 

꽃 지면

아쉬워서

 

잎 푸르면

아니 벌써

 

서둘러 발전 없는 일

쫓기는 11월 아니 되기를

아쉬운 또 약속해본다





화포천 봄 새벽


 

김 익  택 

 

 



 

고요가 감정을 뒤흔들어

혼란스러운 그 풍경

한편의 영화 서막 아니다

 

새벽 문이 열리면

신령같이 피는

백옥 물 안개

금빛 물결 그 사이로

노닐던 오리가 자리 비우면

메기가 물장구치고

 

맑은 물 거울삼아

연초록 버들잎이

고개 숙여 빗질 하는 그 풍경

한편의 소설이 아니고 환상이 아니다

 

맑은 정신이 더 맑아

도취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의 하모니

자연이 만들어낸 위대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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