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우리 딸 미희
네 살 어릴 때
엄마 손잡고 유치원 가며
지 엄마가 노래처럼 가리켰던 구구단을
몇 번만에 다 외웠을 때
난 우리 딸 미희가 천재인 줄 알았지요
사실 아비는 초등학교 3학년 못 외워서 선생님께 손바닥 맞고 벌 받은 기억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 딸 미희 초등학교 중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엄마 아빠 의논도 없이 스스로 지망한 고등학교가 맘에 안 든다고 전학 보내 달라 때 쓰고
학교도 학원도 싫고 친구도 싫다며 고집 부리며 속을 썩였지요
얼마 뒤 학교에서 면담 결과
정신적인 이상이 있다면 병원에 가 봐야 될 것 같다는 학교서 보낸 의견서를 보고
난 우리 딸 미희를 알기에 믿지 않았지만 걱정되는 것 또한 사실이었지요
저녁에 학교 갔다 온 딸 미희에게 물었습니다
학교 가는 것도 싫고 공부하기도 싫고 친구도 싫고
하고 싶은 것도 꿈도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고 하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건강하고 나쁜 짓 안 하는 것 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자
나와 아내는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1학기까지 공부는 포기 상태
그런데
갑자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그 모습이 고맙고 기특했습니다
새벽 3시 몰래 사진을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