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악양들의 꽃
김 익 택
잡초가 무성했던 악양 고수부지에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심어놓은 꽃밭에
새벽 안개가 입김으로
양귀비와 안개꽃에 목을 축여 주고
벌 나비들은 젖은 날개를 털고 있네요
이상의 세계가 따로 있었던가요
삶을 위한 노력들이
희망의 결실을 맺은 곳이 있다면
그곳이 이상의 세계 아닐까요
낙동강이 태평양으로 가기 전
잠시 숨 고르는 곳 여기
사느라 바쁜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라고
심어놓은 꽃들이
사람들을 위로 하고 있네요
면 벽
김익 택
고독이 명분이 있었던가
상상이 명분이 있었던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주기
기다리는 것 아니라
맘 가고 몸 가는 성질 못 붙잡아
나를 발효하는 것인데 그것이 안 돼
동 심
김 익 택
시간이 바람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날
구름이 낮잠을 자고 있었다
바람이 구름 옆에 누웠다
꿈속에서
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이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추억이 굳어 있는 희망을
눈물로 녹였다
갚지못한 은혜가 삶을 꾸짖었고
이루지 못한 꿈이 저만큼 있는
무지개와 만남을 거절했다
꽃은 보는 순간
김 익 택
꽃이 아름다우면
사람도 아름다워지고 싶고
꽃이 향기로우면
사람도 향기로워지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저 흐드러지게 피어
향기 흩날리는 꽃들은 빛과 바람같이
공유물이면서 소유물
누구는 삶의 풍요를
누구는 미적 공감을
가슴에 심어 정신적 배양을 하고
누구는 돌아서면 잊어도
꽃을 보는 그 순간은
감동의 물결 젖어
참으로 고마워서 가슴에 담습니다
삶을 산다는 것은
김 익 택
웃는다고 꼭 기쁜 일 아니듯이
운다고 꼭 슬픈 날이 아니듯이
싫으면 싫은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내 양심에 그릇된 일은
고쳐가며 되는 것 자학일은 아니지
사랑을 안다는 것은
김 익 택
외로움이 춤추는 날 오면 이해 할까
생각이 가슴을 잃은 날 오면 이루어 질까
사랑을 안다는 것은
내가 알아도 네가 모르고 네가 알아도 모르는
꼭 쥔 손에 바람 같은 것
바람이 자연을 기르고 기억이 시간을 속여
비가 적시고 바람이 말린 뒤 신은 준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