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산 절경
김 익 택
영남 합천에
우똑 솟은 봉우리 오도산은
산줄기와 계곡을 아이같이 거느리고
동해 파도같이 구비 치고 있다
비 오고 갠 날
아침
정상에 올라서면
어느 것이 하늘이고
어느 것이 바다지
발 아래에 펼쳐지는 풍경
눈이 의심스럽다
우렁찬 구름은
더 넓은 하늘이 좁아 보이고
고요한 안개는
계곡이 비좁아서 넘쳐 흐른다
아름다운 사람
김 익 택
아름다운 사람은
뒷모습도 아름답다
그곳이 비록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는
아픈 곳일지라도
그곳에 남겨두고 와야 할 것은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추억이다
내가 아주 잠깐 쉬었던 벤치
내가 목 말라 마셨던 물 한 모금
포근하고 고마웠던 감정만 남겨두고 와야 한다
그 이유
내가 두고 온 발자취 흔적 없더라도
내 뒤에 온 사람들이
그 감정 모래알 만큼이나 느낄 수 있다면
그 작은 사랑과 힘이 모여서
전통이 되고
명소가 되고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함께 - 1
김 익 택
먹으면서 아까운 음식처럼
보면서도 아까운 영화처럼
읽으면서 아까운 소설처럼
네게 소중한 단 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 홀로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것들
내가 감동한 그 두 배로
생각을 공유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보다 더 깊고 깊은
둘이 이어도 하나 되는 인연 되어
설산의 칼 바람 속
모래 바람 사막 속을 함께
손잡고 이끌며
발맞추어 걸어가는
하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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