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김 익 택
추운 이른 봄
언덕
양지 쪽
바싹 마른 잔디에
제일 먼저 피는
귀 쫑긋 세우고
듣고 있는 손주
호랑이
담배 피우는
할머니 이야기같이
붉은 빛이
진지하다
보송보송한
털 꽃잎
그 속에
꽃 술
신비한 빛깔은
보면 볼 수록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 같이
깊고 오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