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
김 익 택
국화 꽃 길을
중년 부부가 걸어가고 있다
그들의 입가에 떨어지는 웃음소리
그들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국화보다 아름답고 향기롭다
모르긴 해도
그 중년 부부도 살면서 남 모르게
겪은 고통 아픔이 왜 없지 않았을까
고통은 인내하고 이해하고
아픔은 용해하고 수용하고
극복한 것이 저 아름다운 모습 아닐까
세상에 누가
죽을 만큼 괴롭고 죽을 만큼 외롭지 않았을까
그 모두 이겨낸 모습이
저 중년 모습 아닐까
사랑 아니고 이별이라면
저 행복한 모습 볼 수 있었을까
국화 만발한 꽃 길에
행복이 걸어가고 있다
사랑이 걸어가고 있다
어느 소녀
김 익 택
잠 안 오는
깊은 밤
생각이 깊어지면
내 뇌리 속의
그 어느 소녀
잘 있을까 잘 있겠지
의문부터 시작된
추억 속의 여행은
꿈 아닌 꿈이
시공간으로 초월해
웃다가 씁쓸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억지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