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지 메시지
김 익 택
그대는
하늘에서 보낸 손님
가지면 희망되고
버리면 눈물 되는 선물입니다
물론 그대는
잊거나 잃어버리거나
무관심해도
각자 삶들의 몫
있어도 없고 없어도 있는 자연
슬퍼하지 않고 즐거워 하지 않습니다
꽃이 피는 것도
김 익 택
보는 이 마음을
화사하게 만드는
저 벚꽃도
모든 생물의 어미의
산통같이
고통으로 필까
울어도
반갑고
똥을 싸도
향기로운
삶의 탄생같이
축복으로 피는 걸까
용비지 구름반영
김익 택
어두운 지난 밤은
알아도 모른 척
내숭 떨었나 봅니다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하늘이 하는 말
산이 하는 말
물을 빌려 전하는 진실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
자연이 만들어 내는
미학의 개념을 깨닫게 합니다
저 산벚꽃
김 익 택
저 산에 연초록
참 곱기도 한데
군데군데
하얗게 핀
산 벚꽃이
내 어릴 때
얼굴에 핀
마른버짐 같아
괜히
마음이 언짢다
나뭇잎 이야기
김 익 택
저 푸른 잎과
붉은 단풍잎 사이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색의 변천사
나를 알리고 싶은
무관심의 반항이다
관심 있는 곳에
약이 되고
식량이 되고
낭만이 되는
삶의 의미
충분조건성립이다
살면서 겪는
아픔은 공통분모
나뭇잎에 새긴 기억
알고 보면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귀중한 삶의 정보
평생 연구해도
얻지 못할 정보가
들어 있을 지도 모르는 것이다
왕 벚꽃 1
김 익 택
저녁 놀에
아침 먼동을 찾는
기회를 놓쳐버린 화가의
아쉬움같이
저 초록잎 속에 피는
왕 벚꽃이
잃어버린 왕국을 되 찾으려는 듯
발버둥을 치고 있다
왕벚꽃 2
김 익 택
저 탐스럽게 핀
왕벚꽃이
늙어도 소녀가 되고 싶어
오늘 하루
착각해도 아름다운
오월의 여왕
신록 속을 주름 잡고 있다
봄 비 그대는
김 익 택
누가
나를 위로해 줄까
위로되지 않는 아픈 사랑
촉촉한 눈물의 믿음
우울한 그리움의 후회를
당신 속에는
그 모두
수용하고 포용하는
사랑의 힘과
삶의 원천이 있습니다
그 말 보다 더 좋은
표현의 말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신의 몫입니다
봄 단비
김 익 택
네가
오는 날은
하늘은
숨죽여 울었고
대지는
흐느끼며 웃었다
산다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이며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애가 타는 것인지
삶들은
울어도 좋고
웃어도 좋은
아픔이며 기쁨이었지
오월의 나무 그늘 아래에서
김 익 택
풋풋한 풀 냄새가
뇌를 순화시키는
그늘에 앉아
나도 나무 되어 본다
정신 줄을 놓으면
그들에게 나도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 것인가
제비나비 한 쌍
내 눈 앞에
살랑살랑 도리도리
사랑 놀음을 한다
그들에게 방해 될까
숨 멈추고 있는데
직박구리 한 마리가
물총 쏘듯 하얀 똥을
갈기고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