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과 천연의 빛
김 익 택
삭아야 양식되고
참아야 보양되는
장독 그 위로
나무 껍질과 풀잎을
삶고 우려내어 만든
빨강 노랑 파랑 검정 하양
자연의 빛이
새 아씨 월경면같이
아기 기저귀같이 펄럭이고 있다
낯설지 않지만 익숙하지도 않는
남 여 첫 만남처럼
처음은 어색하다
휜 빨래 줄에 휘날리며
장독을 휘감는 모습
짚시 여인 탱고처럼
열정적이어서 아름답다
하늘이 그리운
선녀 치마 폭이 저처럼 아름다울까
남쪽 하늘에 걸린 무지개가 저처럼 아름다울까
흰 구름 흘러가는 하늘 아래
서운암 장독에서
꽃은 한들 거리고 나비는 춤을 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