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진실
김 익 택
혼자만 보려는 욕심에
꽃이 예쁘다고 꽃을 꺾을 수는 없는 일
혼자만 가지려는 욕심에
화사한 향기를 똥 냄새라고 우길 수 없는 일
간직하지 못할 꿈은
꿈은 꿈으로 남겨둬야 한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모래 바람 속에서
바람 냄새 만으로 사막을 건너는 사람처럼
맘은 맘에서 맘으로 흐르는 것
남의 집 훔쳐보듯
욕심을 앞세워 남의 맘
억지로 훔치는 것 아니다
발 없는
낙엽들이 더 자유롭듯
입이 없는 꽃들이 미소 예쁘듯이
둘이 되어야 할 완성 할 수 있는
진실을 찾는 행위는
환자를 부처처럼 생각하는 티베트 의승처럼
상대를 배려와 존중하는 것이다
북극성의 마파발
김 익 택
저 별 내 눈에 빛으로 닿기까지
천 여 년 전
어지러운 삼국시대
연개소문 계백 김유신장군이 땅 싸움을 하던 그때
출발한 빛은 아닐까
그때 빛이었다면
삼국사기 삼국유사 기록보다
오늘 밤 저 북극성의 빛이 더 정확 할 터
가녀린 바람 한 점
도시를 먼지같이 날라버릴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아닐까
그렇다면
내 눈에 보석같이 빛나는
저 별빛들은
짧은 인간 역사의 증인
그 빛의 비밀
풀지 못한 수수께끼 풀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이 밤
저 별을 보고 있는 나는
그때의 빛 원소 하나가 되고 싶다
이 시대의
총아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의 바람이고 싶다
그믐 밤에
더 확연히 드러나는 빛
인큐베이터 속에 잠자는 아기처럼 잠자는 빛
이 나라 이 시대에
풀지 못한 과거의 역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조선의
뇌
인왕산의 푸른 기와집의 불빛 나지막이 떠있듯
대한민국의 심장
여의도 지붕 둥근 빌딩 소란스러운 불빛 공중에 떠있듯
오늘 현재의 문제 풀지 못하는 빛 저렇게 부유하고 있다
성냥갑
고층 아파트 속에
촘촘히 까만 머리 내밀고 있는 숨죽인 인간들의 불빛들
그들의 인내하는 빛처럼
수없이 터졌을 인간 역사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빛
오늘 밤
어둠 속 부유하고 있는
저 북극성 별빛은
과거의 비밀을 품고 있는 미래의 빛이다
잠 못 이룬 밤
김 익 택
잠 못 이룬 밤
홀로 누워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꿈
내가 이루지 못한 소원
깊은 심연에 빠질 때
나는 뇌리에 떠도는 수많은 상념과 싸운다
그리고 나는 손에 잡힐듯한 그 무엇의 힘에 의해
매혹인지 유혹인지 모르는 내 의지력과
아슬아슬한 공중 줄타기를 한다
할 수 있을까
잘 될 거야
혼자서 묻고 수긍하고
대답 없는 질문을 주고 받다가
제풀에 지쳐 있었을 때
문득 떠오르는 내가 알지 못한 시원
그 어디부터 목적지까지
마음 한쪽 용기가 돌진하라고 줄기차게 재촉한다
또 다른 마음 하나
등 뒤에 숨어서 구경만 하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묻지 않고
들을 수도 없듯
우문현답의 길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캄캄한 천정만 바라보고 있다
깊은 심연
김 익 택
보고픈 맘
외로운데
방울새 우는소리에
서리 꽃이 떨어지고
님 그리움
속 타는데
소쩍새 우는소리
문풍지에 매달린다
달빛 종소리를 따라
김 익 택
살면서 가당찮은 얘기
마음이 가시밭일 때도
내가 들은 이런 저런 얘기
얘기 같지 않아서
웃으며 그냥 묻어둘 때가 있다
허세가 장을 열고
가식이 판을 치고
양심이 맘을 닫고
진실이 입을 닫고
누가 암 까마귀인지
수 까마귀인지 모르는
사회 한가운데 서 있는 나는
어두운 밤 홀로
솔 밭 길 걸으며
마음에 바람 귀신 하나 달고
달빛 종소리를 따라
홀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보낸 바람의 편지
김 익 택
어제 온 바람의 편지
그 편지엔 바람도 없고 물음도 없지만
오늘 보낸 답장의 편지 그 속에는
내가 믿고 내가 바라는
늘 그리움만 있습니다
외로울 땐 위로 받고
나의 맘과 하나 되기를 고대합니다
어제 온 바람의 편지는
거짓도 없고 진실도 없고
미래의 희망도 주지 않지만
오늘 보낸 편지에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아쉬움도 많고 바람도 많아 주문도 많습니다
언제 온 편지는
돌아보는 시간도 없고
미래 비전도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보낸 편지에는
책임과 부담에 늘 자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