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초
김 익 택
부끄러운 것인가
회피하는 것일까
외지고 그늘진
울타리를 터전삼아
내가 나를 꼭 붙잡고
사는 것도 모자라
팔다리를 새끼 꼬듯
옥죄며 살아갈까
꽃을 피워도
화려하지 않고
열매 맺어도
귀하지도 않는
산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야초
사랑 받지 못해
그리움 없고
아쉬움도 없다
내가 나를 괴롭혀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너를 두고
뭇 사람들은
갖은고생 모진고통 견뎌낸
사람을 비유하지
신록이 우거진
5월부터 8월까지
피고 지는
오늘
너의 모습은
엄마보고 깔깔대는
아가의 웃음 소리같이
순수하고 청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