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저 고운 빛은

 


김 익 택 

 

 

 

 

 

 

어느 분의 선물인가

어느 분의 슬픔인가

네가 노래서 가슴이 따뜻하고

네가 붉어서 가슴이 시리다

 

돌이켜 보면

하늘의 뜻 어기지 않아도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있었다

 

저 고운 빛

살려고 악착같이 견뎌온

그 인내의 선물인가

마지막 고별의 인사인가

 





 





귀뚜라미 소리에

 

김 익 택


 

 


 

드문드문 피는 들꽃 머리 위로

잎 붉은 나무 잎이

지난 봄 여름이

아쉽다고 시원섭섭하다고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별 앞에 사랑도 우는

달 밝은 밤

귀뚜라미 소리에 밤 이슬도 운다

 

어미 품을 떠나면

성공도 실패도 네 책임

열심히 살아라 이해하면서 살아라

참고 살아라

이 가을 삶들 모두 그렇게 살았음이다

 

이별도 사랑이고 사랑도 이별

보내야 사는 것이면

새로운 만남도 사는 것이다

떠나야 사는 것이면

새 손님을 맞이해야 사는 것이다

 












흩날리는 낙엽

 

 

김 익 택 

 

 

 

 

 

바람의 손으로 부셔지는

길가에 떨어진 낙엽 하나

지난 봄

지난 여름

그 많았던 사연들은

태양의 감시 아래

바람이 발라 먹고

남은 것은

허옇게 탈색한 껍데기 뿐

관심이 있어야 보이고

사랑이 있어야 아름다운 삶들은

고통의 탈피하고 남은 자유는

저렇게 가벼운 것일까

바람의 손길에 가볍게 흩날리는 걸 보면

 














어느 가을 날의 반성


 

김 익 택 

 

 

 

 

 

이 가을이 가고 나면

내 가슴에 남은 가을은 무엇으로 남을까

사는 동안

시련도 있고

행복도 있어

사랑도 있었지만

남은 것은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삶

올해를

反面敎師 他山之石으로 삶아

내년에는

지혜로운 삶 되기를

새싹 푸른 잎 단풍 낙엽이 될 때까지














저 낙엽

 


김 익 택 

 

 

 

 

 

 

정성이 있어야 알고

이해가 있어야 소통할 수 있는

지난 삶의 흔적들

갈바람에 우왕좌왕하고 있다

산다는 게

누구나 고통은 있는 법

해탈하는 것이

죽음의 이치 아니라면

저 낙엽의 마지막 모습

아름답기 보다 아프다

 











안녕 안녕

 


김 익 택



 

 

 

 

 

여름을 던져버린 따사로운 가을 햇살 한 줌에게

수줍은 붉은 나무 잎이 묻습니다

비워두고 떠나는 것이 아쉽지는 않지만

나 돌아 간 뒤 그 세상은 여기와 같은 지를

글쎄요 그대 일 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요

보세요 나는 이 순간이 마지막일걸요

내가 나도 모르는 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러니 알지 못하는 세상 알려고 하지 마오

삶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생각하세요

아 이제 그만 이제 사라질 시간

안녕 안녕

 






 








그림자 너는 

 

 

김 익 택 

 

 

 

 

 

 

물음이  없어도

믿음은 있었겠지

바람 없어도

희망은 있었겠지

 

네가 있어 

내가 존재하지만

 

입이 있어 

고마웠다는 말 할 수 없고

감정이 있어 

감정을 표현 할 수 없어

 

너와 내가 아닌

눈을 가진 삶들에게

 

빛의 힘을 빌려

음과 양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삶의 희망과 미학을 

전달 할 수 있는

그 의미 만으로 도

충분 한 것이지

 












그림자의 애환

 


김 익 택


 

 

 

 

그대

있었던가 없었던가

살았던가 죽었던가

평생 말 한마디 없이

거기 있었지만

관심 가져주는 이 아무도 없다

단 한번도 불평불만없이

태양의 가르침을 따랐지만

생의 의미는

주인이 가져갈 뿐

삶은 흔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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