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까마귀



김 익 택





붉은 노을이

검은 이불 덮어쓰고 

얼굴을 가릴 즈음


소리는 들려도 

앞뒤 사람 얼굴 

분간하기 어려운데


서쪽 하늘

참깨를 뿌려 놓은 듯

까마귀 떼 

젊은 군무가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하는 

북한 군인들보다 

일사불란하다


우레처럼 왔다

태풍처럼 돌아가고


갑자기 박처럼 

후두둑 

십리 대나무 숲으로

사라지는 모습


보고 있어도 

눈이 의심되는 

일장춘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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