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피는 매화

김익택

 

 

삶 이래

단 한번의 약속 어기지 않고

꽃이 피었듯이

앞이 보이지 않는

황사속에서도 매화가 핀다

 

오늘 죽어도

피어야 한다고

폭격보다 더 잔인한

산업공해

황사 비를 맞고서도

매화는 기어코 핀다

 

견뎌야 한다고

살아야 알릴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고

희망의 의지로 피고 믿음으로 핀다

꽃 몽우리에 맺힌 빗방울에 대한 무례

김익택

 

매화 꽃 몽우리에 맺힌

빗방울이 보석처럼 맑다

 

뿌리가 반겨야 할 일을

꽃 몽우리가 하고 있다는 건

분명 저 꽃 몽우리는

뿌리와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고맙다는 반가운 표정을

지을 수 없는 것이다

 

매화를 그렇게 좋아하면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꽃향기를 맡으면서

바람의 고마움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대단한 발견 아니지만

기초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무례가

무식을 만든다는 사실

뒤늦게 깨달은 나 희열보다 부끄러웠다

나눔을 베푸는 매화의 진실

김익택

 

 

푸른 잎을 보기 드문 겨울

매화가 피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인지

봄꽃같이

싱싱하고 활기차지 않았지만

향기는 추운 바람속에서도

본래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직접 위로의 말 듣지 못하고

받은 선물 아니지만

매화가 핀 것만으로

움츠렸던 맘 풀어주는

정신적인 휴식처이었으며

 

어려운 시기 꽃을 피운 것만으로

나눔의 축복이며 선물이었습니다

매화의 이타심

김익택

 

 

뜻하지 않는 그와의 만남은

내게 준

그날의 최고의 행복

꽃은 그가 피웠지만

향기는 내 가슴에 피웠지요

 

무작정 방문에도

맞이하는 그의 미소는

아픔을 겪은

지난 과정을 전혀 볼 수 없었지요

 

기쁨은 몰라도

나로 인해 우울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이타심은

예의를 삶의 근본으로 여기는

고매한 분 덕망 못지 않았죠

매화향기의 손님맞이

김익택

 

내 마음을 녹이는 것이

사람만이 아니었다

입이 없어 말 할 수 없고

발이 없어 찾아올 수 없지만

그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

휴가 나온 아들

신발 벗고 마당을 달려와

자식을 맞이하는 어머니같이

대문 밖까지

고운향기를 흩뜨리는 걸 보면

매화 너와 첫 만남은

김익택

 

 

학수고대했던 너를 만나는 날

날씨마저 쌀쌀맞았다

 

너의 얼굴은

찬바람을 맞아 시들했고

내가 보낸 향기는

마스크를 쓴

내 코 감기에 무감각했다

 

일년을 기다린

너와 나의 첫 만남은

아낌없는 포옹보다

내 아픔이 너에게 전염될까

서로서로 거리를 두었다

 

위로와 안부도 건강의 안녕도

묻는 너도 나도 아팠다

겨울 매화에게 던지는 질문

김익택

 

 

보이지 않아 모르고

알아듣지 못해 모르는

차가운

겨울 매화에게

봄은 언제 오고

꽃은 언제 피냐 고

묻는다면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 걸까

아니면 봄이 오면

으레 피는 것을

쓸 때 없이 다그치는

관심일까

조급한 나를 꾸짖는 양

귀 볼을 스치는 바람이 차다

시절을 아는 매화

김익택

 

 

그렇게 기다리던 꽃이었는데

꽃이 피기도 전에 지는 것을 걱정할 줄이야

 

나보다 질투가 많고 기다리는

삶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 꽃과 바람 사이에

무슨 악연이 있고 무슨 인연이 있는지 모른다

 

네가 바람과 나 사이를 관여할 수 없듯이

너와 바람사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

 

난 네가 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

단 한번도

무시하지 않고 후회할 일 하지 않았다

찬 바람 불면 얼까 안절부절했을 뿐

 

매화 너는 사랑의 화신 아닌가

김익택

 

 

날씨가 안 좋은 것 네 탓 아니잖아

속상한 걸 따지면 당사자만 할까

그런데 짜증을 냈으니 정말 미안해

오늘 보니

북 치고 장구 치던 나와는 달리

너는 편안하게 웃고 있네

삶의 여유를 따지면

나보다 네가 더 급했을텐데

그 여유 어디서 나왔을까

감정 없는 삶이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건

내 안의 고민 십년을 갈고 닦아도

다다르지 못할 내공인데

너는 몇 십년을 했을까

하기야 꽃을 보지 않고 너의 본다면

고난과 시련의 표본

그뿐인가 오늘 당장 모가지가 꺾여도

활짝 웃고 피우는 걸 보면

너는 분명 전생에 사랑의 화신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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