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지 가을 연인

 


김 익 택


 

 

 

 

늙버들가지가 위양지에 머리 감는 가을 녘

웃음밖에 없는 젊은 연인이

늙바들가지에 앉아 

연리지처럼

두 손을 꼬옥 잡고 마주보며 웃고 있다

 

장미꽃이 저처럼 싱그러울까

모란꽃이 저처럼 포근할까

그들의 보고 있는 

시인 가슴이

늙음을 잊고 시건방지게 뜨거워 진다















어떤 그리움

 


김 익 택 

 

 

 

 

 

단잠에서 깨어나

하품하며 씹어 먹는 공기같이

목마름에 훌쩍

씹어 먹는 물같이

듣고 또 들어도

다시 듣고 싶은 음악같이

보고 또 보아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같이

그대는 나에게

이유 없이 흔드는 바람

채워도 허전한 떠다니는 그리움











사랑한다는 그 말은 아픔

 


김 익 택




 

 

 

내가 나에게

자책하는 말 아니면

할 수 없어서

소리 없이 마음이 운다


결코 부끄러운 행위 아니고

나쁜 행동 아닌 마음이 하는 행동을

꼭꼭 숨겨두고

꾹꾹 참아야 하는 그 말


세상 사람들이 제일 많이하고

세상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그 말

그대 아니면  

할 수 없는 그 말을

그대에게만 꼭 하고 싶어

안달이 나도 할 수 없다


그대가 나를 

생뚱맞다 생각할까

서먹서먹해져

행여 

우정마저 잃을까

그대 모르게 가슴에 묻을 수 밖에













사랑은


 

김 익 택 

 

 

 

 

 

 

네가 가져도

내 것이 되는 것이 있다면

베풀어서 즐거운 나눔이며

 

내가 가져도

네 것이 되는 것이 있다면

욕심을 버리고 허심으로 돌아가는 일

 

너와 내가 가진

재력 권력 명예는

짧아도 긴 허무로 남고

사랑은 흐르는 강물같이 여유롭다

 




 





사랑이라는 그 말


 

김 익 택



 

 

 

벽안에 피는 꽃은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젊음을 되찾고

홍안에 피는 꽃은

노인의 어진 자혜와 사랑에서 배운다

 

우리 몸 70퍼센트 물

우리 몸 1분에 15번 들어 마시는 공기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시면

물이 아닌 보약

 

사랑한다는 말은

생물과 무생물

삶과 죽음 영혼까지

움직이는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언어 중

아름다운 말

아무리 나누어도 줄어들지 않는 명약이다

 

 









있습니까

 


김 익 택 

 

 

 

 

하늘 나라에 계신 님께

이 땅에서 살고 계신 님께

못다한 정 때문에

못 갚은 은혜 때문에

당신 미안해서

가슴으로 울어 본 적 있습니까

 

꽃이 피고 지고

마지막 잎이 떨어질 때까지

그간의 사연들

내가 잊어도 남이 기억하고 있는

나의 잘못들

얼마나 잊고 살았는지

 

살면서 아플 때마다 진료해주고

약을 지어준

의사 아니고 약사가 아닌

너무 가까이 있어 무관심하고 소홀했던

내 생명 같은 님께 

 

아낌없이 주어서 아름다운

감격해서 눈물 나는

가슴 저 밑바닥에서 우려 나오는

사랑한다는 말 해 본 적 몇 번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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