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그 참 의미는
김 익 택
훤히 보이는 속살같이
거울로 제 얼굴을 보듯
제 모습을 숨기지 않는
저 연분홍 꽃은
무엇인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많은가 보다
자유롭게 산다는 것은
나 아닌 너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맑고 깨끗한 넓은 잎은
관음같이 품위가 있고
외줄기에 곱게 피는
꽃 몽우리는
비워야 얻을 수 있는
천상의 빛을 머금고 있다
연 밭에서
김 익 택
무더위가 시작되는
8월의 아침
넓은 연 잎 사이로
하얀 꽃처럼 걸어가는 수녀님
연꽃이 수녀님인가
수녀님이 연꽃인가
청순함은 비길 것이 못 된다
사랑과 자비는
다 같은 마음
연꽃은 수녀님을 맞이하고
수녀님은 연꽃을 반기고 있다
연지에 떨어진 연꽃 잎
김 익 택
달도 자고 별도 잠든
이 고요한 밤에
업고 지고 가는
양식도 없고 자식도 없이
一 花片舟 둘이서 어디로 가는 걸까
주위는 하나같이 칠흑 같이 어둡고
의지하는 불빛은
부부 발등 비추는 인광 뿐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는 걸까
우수에 젖은 검은 물 빛
깊은 속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의 우울이 낯선 밤에
둘이서 가는 길을
훤히 들여다 보는
푸른 물은
발목을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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