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말 등대
김 익 택
바람이 등 떠미는
송대말 푸른 소나무 잎새 소리
바늘처럼 날카로우면
아프다 그립다, 보고 싶다
통곡하는 파도 홀로 외롭다는 소리
저 멀리서 달려오는 뱃머리는
파도에 밀려 보였다 안 보였다 숨바꼭질을 하고
갯바위 앉아 있는 수많은 갈매기들은
부딪혀 쓰러지는 세찬 파도 소리가 우이독경인가
꿈쩍 않고 졸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김 익 택
어릴 때는 엄마가 필요하고
늙어서는 자식이 필요하다는 거
그것 몰라?
나에게 그대가
그대에게 내가 있는 것은
필요충분조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거
그것 몰라?
내 몸이 아프다는 것은
나를 뒤 돌아보라는 경고처럼
그대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것
그것 정말 몰랐어
빙점
김 익 택
얼어야 살고
추워야 오래 사는
빙점의 삶은
순백
순결
그에게 아픔은 미학
인내
결속
그리움이다
송대말 파도
김 익 택
올 때는
물 불 가리지 않고
인정 사정없이 제 한 몸
검은 갯바위에 미련 없이
산화하더니
돌아갈 때는
상심
근심
모두 풀어 놓고
다시는 못 볼
정든 사람 뒷모습같이
점점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