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그리움
김 익 택
몹시 외롭지 않았으면
그 누군가가
지독하게 그리워 했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홍조 띤 얼굴로
왠 종일 담 너머
고개를 내밀지 않으리라
잃어버린 사랑
숨쉬는 순간에도
행여 놓칠까
죽을 각오 아니면
버텨내지 못할
칠월 뙤약볕 마다 않고
저렇게
정신을 줄을 놓고
집 밖에 눈을 박고 있는 것을 보면
비는 안다
김 익 택
사랑은 몰라도
좋아하는 것은 알고
연애는 몰라도
사랑은 안다
고추잠자리
30°c 대 낮에
강강수월래 하고 놀고
개똥벌레
칠흑 같은 밤에
술래잡기 놀이 하고 있다
바다는 하늘을 연모하고
하늘은 땅을 연모한다는
사실
비가 알고 바람이 안다
물이 생명이 되고
생명이 물이라는 사실을
이 땅에 사는 삶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