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수채화



김 익 택






그녀가

홀로 걷고 있다

장대비 내리는 

인적 드

야외 공원을


누가 누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닌 사내

눈길이 외롭다


그녀도 나 같을까



젖어도 더 젖을 것 없는 사내

장대비가 가슴을 두드려도

가슴이 답답하다


비바람이

외롭다는 생각을 할 사이도 없이

사내 우산을 돌려 세운다

쓰러지는 빗발 속으로

점점 멀어져 간다

그녀가


사내의 뇌리에서

우유부단함을 꾸짖는 소리가

가슴에 찰랑거린

그녀의 귀고리처럼


장대비가

우산을 뚫을 것같이

두드린다

빗방울이 사정 없이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다


돌아서는 발길에 빗물이 철벅된다

왠지 민망하고 부끄럽다

고여있다 흘러가는 구중물이

마치 자신 처지 같아서

외롭다 못해 처량하다

사내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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