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성
김 익 택
내 안의 너의 생명을
보호한 죄
시 공간을 떠다니는
세월 속에 숨은 얘기를
누가 귀담아 들어 보았던가
담쟁이 넝쿨이
삶의 터전을 삼고
검은 이끼가 집을 짓고
나무가 돌 틈 사이로
뿌리를 내리는 세월
천 년
빛에 부셔지고
바람에 깎이고
비에 닳아버린
세월 앞에 장사 없음을
그도 마찬가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불 화살 조총 방패막이가 되어
단 한번도 너를 위해 살아도
나를 위해 살아 본 적 없다
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면
김 익 택
나 자연의 부름 받아
다시 못 오는
돌아 간다면
나는
전생 이생
영혼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리라
그리하여
이 땅에
흙이 되고 물이 되고 바람 되어
새로운 삶들에게
자양분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