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천국
김 익 택
산에도 들에도
집에도 도로에도
온통 꽃입니다.
천국이 이 만큼 아름다울까요
피어서 아름답고
피어서 향기롭고
오는 사람 가는 사람
기쁘고 행복하면
천국에 사는 것 아닐까요
꽃이 반기면
사람들이 웃고
꽃이 향기를 피우면
사람들이 정화되는
그런 4월 천국 아닐까요
봄 비
김 익 택
산과 들에서
스스로 울 수 없는
생명들이
주록주록
내리는 비에
모두
울음을 터뜨린다
웃음을 터뜨린다
갓 태어난 아이같이
봄 바람
김 익 택
봄 바람이
바다를 호출하고
대지를 호출을 하는 날
저
어디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빈 가슴이
이유도 모르는 채
바람 따라
달리기를 한다
초록예찬
김 익 택
봄이 아름다운 것은 꽃 때문만이 아니다
진정 봄이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초록이다
앙상한 나무에 옷을 입히는 것도
벌거벗은 땅을 메우는 것도 모두 초록의 몫이다
초록은
언제나 싱싱하고 활기 넘치는 기쁨을 준다
산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한결같이 신선한 빛 초록
초록은
실정이 나지 않는
세상에서 제일 거룩한 빛이다
나무의 의지
김 익 택
오라고 하는 것인지
가라고 하는 것인지
좋다고 하는 것인지
싫다고 하는 것인지
살래살래 잎을 흔드는
저 나무 잎의 속내
바람만 알고 있겠지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가 뽑히기 까지
화내고 원망하지 않아
살아도 죽음 취급 받아도
살겠다는 의지
지키겠다는 의지
삶의 책임 하나는
뭇 사람 못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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