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신


김 익 택



 


 

 

바람은 제 모습을 드러낼 때는

자연의 물체를 빌어

행동으로 드러낸다

 

마음이 광폭하다 표현을 할 때는

파도와 눈보라를 빌어 

자신을 드러내고

마음이 온순하다 표현 할 때는

여름 한낮에 숨을 죽인

나무 그림자로 드러낸다

 

기분이 좋을 때는

봄 날 보리를 고개 숙여 드러내고

마음이 쓸쓸한 날은

가을 날 낙엽을 빌어 드러낸다

 

그런 바람의 의미는

언제나 단순하고 명쾌하다


거스르지 말고 살라는

자연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고

자연을 거부하거나 역행하면

죽음까지도

삶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매양 따뜻하거나 시원하다면

생은 개척이란 말이 필요 없는 것이지

 

하늘은 애 제자 바람 통신으로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물에게

인내와 한계를 오가며

삶의 귀함을 알게 하고

의지를 길러주기 위해

시련을 던져주는 것이지

 








가을 꽃이 아침에 우는 이유

 

김 익 택




 

 

꽃이 아침에 우는 이유는

이슬이 차가워서 우는 것이 아니고

서리가 차가워서 우는 것이 아니다


환한 빛이 반가워서 울고

예쁘게 피어도 몰라주고

향기를 피워도 몰라주는 

무관심 때문에 운다

 

그믐 밤은

잎 뒤에 숨은 나비가 

두려워서 울고 

달 밝은 밤은

가지에 앉은 여치가

얼마 남지 않는 삶이 슬퍼서 운다

 

무심한 비바람은 

심술쟁이 나그네

적막한 정적은 

비밀스러운 언어 방해자

사랑의 기다림은

울음보다 아픈 가슴앓이 


고민 없고 시련 없는 행복 없듯   

무릇 세상엔

저절로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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