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재 아침풍경

김 익 택

 

 

 

 

산 언덕

소나무

빛으로

가지런히 머리 빗는

아침

 

산과 들

마을의 집

골고루 스며드는 안개

고운 비단 이불 속

요정의 꿈같은

저 풍경

 

천국이 저렇게 신비로울까

꿈은 저렇게 아름다울 수 없지

가을은 뒤 모습이 아름답다

 

김 익 택

 

 

 

 

이 가을에 떠나는 주인의

뒤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가을에 떠나는 주인의

뒤 모습은

참으로 위대하고 거룩합니다

 

모두다 떠나기 싫은

마지막 삶의 문턱에서

이 가을에 떠나는 주인은

열매를 내려놓고

나를 내려놓고

입고 있는 옷까지

모두 벗어 두고

겨울 속으로 떠나 갑니다

 

그렇게 떠나가는

이 가을의 주인은

너를 위한 삶

 

정신까지 내려놓고

영하의 겨울 속으로

미련 없이 떠나갑니다

 

밀재 유토피아

 

김 익 택

 

 

 

 

 

먼동 트는

아침

함평의 산과들은

하얀 안개이불 속에 잠들어 있다

 

그 평화도 잠시

붉은 태양

산 위로 우뚝 솟아 오르자

밭고랑 같은 산과 들

그 위로

겹겹이 밀려오는 파도같이

일어나는 구름들

 

일제히 출렁거린다

보고 있어도 꿈같은 풍경

심장 밑바닥에 정으로 아로새긴다

'운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편리 다락논  (0) 2021.10.13
사포나루  (0) 2020.11.15
꿈속을 달리는 기차  (0) 2018.12.27
만어사 가을  (0) 2017.10.08
사포나루 새벽 풍경 - 4  (0) 2017.09.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