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는 매화

 

김 익 택 

 

 

 

 

구순의 피아니스트

야윈 열 손가락이

두드리는 건반마다

퍼지는 천상의 소리같이

검은 밤바람에 피는

저 고목에 매화 향

겨울 속 봄을 알리고 있다

 

배고플 때 밥 지어주는

어머니 손맛같이

꽃도 잎도 없는

모든 삶이 지친 겨울 끝자락

여린 가지 피는 매화

보람 희망 메시지 던져 주고 있다

 

 

 

 

 

매화가 전하는 교훈

 

김 익 택 

 

 

 

 

죽은 듯 보이는

저 연약한 매실나무 여린 가지 끝

설 밑 추위에

뾰족뾰족 움트는 매화 메시지

 

희생으로 회생하는

생명 필살기

배려 없고 양보 없는 믿음 없고

이해 없고 용서 없는 사랑 없듯이

 

그립고 못다한 지난 해 삶

추우면 추울수록

내 안의 인내의 단련

삶이 희망이고 축복임을

손수 실천하고 있다

 

 

 

 

 

 

매화 너는 삶들의 희망

 

김 익 택 

 

 

 

 

엄동설한 내 머리에

하얗게 쌓이는 눈

기쁨인지 모르고

 

하얗게 핀 내 머리에

뚝뚝 떨지는 겨울 비

눈물인지 모르지만

 

너를 보고 거지도 웃고

살인자도 웃고

내일 죽을지 모르는 환자도 웃으니

 

너는 따뜻한 가슴 없어도

품격과 인격은 사람 보다 더

높은 희망이다 사랑이다

 

 

그 고목의 매화

 

김 익 택 

 

 

 

 

 

 

바람 불지 않아도

가지가 부러지고

껍질이 썩어 문드러져도

피는 꽃은

아이 피부같이 싱싱하고

퍼뜨리는 향기

아이 웃음소리같이 해맑다

 

 

 

 

 

매화 너를 모르면

 

김 익 택 

 

 

 

 

 

 

한 겨울에 피는 너를

보고도 모르면

감정이 말라버린 목석

보고도 못 본 척

돌아서면

불쌍한 사람

그윽한 향기에 

코를 실룩거리면서

궁금하지 않으면

 

그림자 다름없지

 

 

 

 

 

 

사랑 그 애매모호함

 

김 익 택

 

 

 

 

 

 

내 그리움이

한계를 벗어나는

그날이 오면

 

아프면 아플 수록

쌓이는 그리움을

비울 수 있을까

 

나무가 울고

땅이 울어야

피는 매화처럼

 

늙어 추억 밖에 없는

그때 저 매화처럼 

웃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을까

 

 

 

 

 

 

내 마음의 봄은

 

김 익 택 

 

 

 

 

소한 대한 지나고 춘분이 왔으니

봄은 오는가

문밖 찬바람이

동백꽃몽우리 사정 없이 때리는데

남쪽 매화 소식

성급한 마음 문 밖을 불러내네

하지만 언 마음이

내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네

꽃이 피어야 왔구나

나비가 춤을 추어야  왔구나

노랑 빨강 연두 빛

따뜻한 설렘이

육감을 톡톡 건드려야

 

봄을 느낄까

 

 

 

 

 

 

매화가 피었다고

 

김 익 택 

 

 

 

 

매화가 피었다고

남쪽에서 보낸 사진 속 매화는

여린 가지에 매달린

새초롬한 꽃잎이 님 보듯 싱그럽다

 

창 밖 날씨는 여전히 영하의 기온

얼지 않을까

춥지 않을까

도움 되지 않는 걱정에 실소가 나오는데

 

사진 속에 매화는

괜찮아요

고마워요

위로의 말에 인사하듯

해맑게 웃고 있다

 

피어서 기쁨 주고

피어서 염려하는 사람들

봄 소식에

 

입가 미소가 핀다

 

 

 

 

 

 

매화의 위로

 

김 익 텍 

 

 

 

 

 

어둡고 침침한 음지에서

매화가 눈같이 피었네요

자랑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맵시

감추어도 우러나는 멋

어쩔 수 없네요

사람이 사람을 의심하는

우한도 가리지 않고 향기를 흩날리네요

모진 추위에 입은 상처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생긋생긋 웃고 있네요

찾아오는 사람들 그 누구도 외면하지 않고

 

다독여주네요

 

  

 

 

 

 

봄 비 겨울 속에서

 

김 익 택 

 

 

 

 

 

앙상한 검은 가지에

비가 내린다

젖으면 슬픔이 되고

떨어지면 눈물이 되는 것인가

슬픔인 듯 기쁨인 듯

오랜 기다림 뒤 서러움 같은

비가 내린다

정적에도 못 이겨 스러지는

삭정이같이

 

 

 

 

매화는 선구자

 

김 익 택 

 

 

 

 

피지 말라 피지 말라 강요하듯

갓 피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매화 꽃잎에

매서운 눈바람이 인정사정없이 분홍 볼을 때리더니

오늘은

어서 피어라 빨리 피어라 부탁하듯

필까 말까 망설이는

꽃술에게

온 선심서듯 세상이 포근하다

알다가 모르는 자연이 그러하니

심지 엷은 사람은 오죽 할까

누구는

자연의 순환이라 하고

자연의 변화이라 하고

자연의 섭리라 하지만

매화는 매양 봄이 오기 전

첨병이 됨을 서슴치 않는다

 

 

 

 

 

 

 

 

 

 

 

 

 

 

 

 

 

 

 

 

 

 

 

 

 

 

 

 

 

 

 

 

 

 

 

 

 

 

 

 

 

 

 

 

 

 

 

 

 

 

 

 

 

 

 

 

 

 

 

 

 

 

 

 

 

 

 

 

 

 

 

 

 

 

'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화  (0) 2020.05.06
금시당 백곡재의 향기  (0) 2020.03.25
매화 아픔으로 피다  (0) 2020.03.23
매화 피는 마을  (0) 2020.03.23
매화의 진실  (0) 2020.03.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