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 월지의 연
김 익 택
반월성 황룡사
그 화려했던 건물은 간 곳 없고
돌 무더기 첨성대 홀로 들판 위에 서 있다
모란꽃을 보고
당 태종 마음 읽었던 시대에도
궁 뜰에 연은 피었을 것이고
바라보는 꿈 달라
나라가 바뀌었던 시대에도
이 작은 동궁월지에도 연꽃은 피웠으리라
천 년이 흘러가도
변치 않고 빛나는
의상 원효의 사상같이
저 어디 진흙 속에서
기와 한 조각 웃고 있으리라
하늘이 목 말라 타지 않는 한
내일을 위한 내일에도 또 피고 질
동궁월지 연꽃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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