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랬지

 

김 익 택

 

 

 

그랬던가

그랬을지도 몰라

그랬을 거야

아니 그랬지

사랑하는 그 간절함이

도둑의 경계를 넘어서려고 했고

사랑하는 절실함이

윤리의 한계를 넘어

나를 구제하는 용병이 되고 싶었지

 

그 사람 내가 차지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행동 마다 않고

보쌈하고 싶었고

훔치고 싶었고

가로채고 싶었지

네 마음

내가 가질 수 있다면

 

그리운 님에게

김 익 택

 

 

 

 

 

노랑 은행잎에 편지를 써

바람 편에 보낼까

 

빨강 단풍잎에 편지를 써

강물 편에 보낼까

 

지고 나면 황량한 가슴밖에

남지 않는 구절초 편지 써

 

떨어지고 나면 빈 손

외로운 시린 맘의 편지 써

 

봄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편지을 써

 

 

 

나무는 안다

 

김 익 택

 

 

 

 

 

님 향한 발걸음이

저렇게 가벼울까

발바리 싸 들고 가도

마음이 무거우면 맞이하는 이도

가볍지 않을 터

나무는 자연의 섭리를 아는 것이지

미련 없이 보내야

아쉬움이 없는 법이라는 것을

함께해서 즐거움은

뿌리깊은 속 맘에 심어두고

끝없이 순환해야 살고

끝없이 새로워야 살고

끝없이 적응해야 사는 진리를

나무는 바람으로 느끼는 것이지

그대 보내고

김 익 택

 

 

 

그대 두고 가는 발걸음이

왜 그리 섭섭한지

 

뒤 돌아서며 하는 인사 말

비 맞지 말고 빨리 들어가 감기 걸린다 감기

괜찮아 라고 말했지만

촉촉한 그대 그 말

뛰어 넘을 수 없는

벽이 아파

나 답지 않게 울고 싶었다

 

그대 보이지 않고

네온 불빛

보라와 황금빛으로 물던 검은 아스팔트

네 발자국 따라

그림자 빗발에 흐려지는 모습 보며

 

그대 시야에 사라지듯

내 기억 그대에게 사라질까

그것마저 우울해

 

네온 불빛 사위는 거리

그대 그림자 어둠에 먹혀가고

돌아서는 나

볼을 타고 내리는 빗물 훔치는데

빗물 먹은 구두

발걸음이 저벅저벅 울고 있었다

 

 

나뭇잎을 보내는 나무마음

김 익 택

 

 

 

저 나무 빨간 잎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연초록 향수

진초록 젊음

회상하고 있을까

이제 지탱하려 해도

언재 나무가 손을 놓을 줄 모르는 백척간두

떠나려는 자와 보내려는 자의 그 사이

이별이 아니라 사별

그 슬픔이 나날이 붉은 빛을 만들었을까

그래 붙들고 있어봐야

메말라 죽어가는 모습보다

아름다울 때 떠나 보내는 법을

나무는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르지

이왕이면

머리 더 멀리 보내려고

바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

 

내가 먼저 당신에게

김 익 택

 

 

 

 

 

 

내가 먼저 당신에게

바람의 향기로

미소를 띄우고

햇빛의 미소로

말을 건네는 것은

당신을 향한 예의이며 배려입니다

 

내가 먼저 당신에게

땅의 생명으로

삶을 존중하고

하늘의 은혜로

공경하는 것은

당신을 향한

극진한 예우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Forever

김 익 택

 

 

 

꺾지 말고 놔 두어도

화무십일홍

 

바람불어 더 향기롭고

빛 좋아 더 아름다운 것은

내가 간직하고 싶으면

너도 간직하고 싶을 터

 

바람이 내 것 아니면

향기도 내 것 아니고

빛도 내 것 아니다

 

그냥 그대로

너도 보고 나도 보고

먹고 살기 위해 벌 나비도 오고

 

그 아름다움과 향기

마음에 담고 가면

화무십일홍 아니라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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