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 야생화

 


김 익 택 

 



 

만항재 야생화는

새벽에 피어 오르는

여름 눈물이다

 

해 빛이 비추기 전

바람을 끌어 안고 피는

만항재 야생화는

 

여름 한철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까지 얼게 했던 겨울

아팠던 시간 

참아야 볼 수 있는 

깊은 아름다움이다

 

어둠 가시고

해가 뜨기 전

먼동 속에 피어서

해가 뜨면 얼굴을 묻고

저녁에 겨우 기운을 차리는

만항재의 야생화는

여름 한나절

호사를 누리기엔 너무 짧은 시간


누가 기다려주지 않고

바람같이 지나쳐도

살아서 있다는 사실 

그 하나 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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