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항재 야생화
김 익 택
만항재 야생화는
새벽에 피어 오르는
여름 눈물이다
해 빛이 비추기 전
바람을 끌어 안고 피는
만항재 야생화는
여름 한철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까지 얼게 했던 겨울
아팠던 시간
참아야 볼 수 있는
깊은 아름다움이다
어둠 가시고
해가 뜨기 전
먼동 속에 피어서
해가 뜨면 얼굴을 묻고
저녁에 겨우 기운을 차리는
만항재의 야생화는
여름 한나절
호사를 누리기엔 너무 짧은 시간
누가 기다려주지 않고
바람같이 지나쳐도
살아서 있다는 사실
그 하나 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안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남지 안개 (0) | 2016.12.09 |
---|---|
문수산 일출 (0) | 2016.12.09 |
보성 대한다원의 아침풍경 (0) | 2016.12.08 |
가을 위양지 (0) | 2016.12.08 |
위양지에 이팦꽃이 필때면 (0) | 2016.12.08 |